기자노트-제네바의 한국보도진

입력 1994-08-13 13:02:00

한국기자들이 대부분 묵고 있는 제네바 뫼벤피크호텔주변엔 때아닌 {특이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일본 뿐만아니라 미국.유럽취재진들의 발길이 잦아지고있고 아예 로비에 진을 치고 한국취재진을 뒤쫓는 상황마저 연출되고 있는것이다.이같은 장면은 이번 북미3단계회담에서 외신보다 한국언론들이 보여준 {뉴스속보와 특종}에 관한 단연 우세에 있다.

회담당사자인 미국측이 이번회담에서 자국언론들의 과열취재를 의식, 아예{철저보안}을 시도했고 북한 또한 속성상 서구언론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어취재원접근이 어려웠다. 특히 일본기자들의 좌불안석은 가관할만 했다.미국대표단들의 자국언론까지 기피하는 마당에 일본취재진이 미국을 노크해뉴스를 접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했고 북한 또한 연막전술등으로 외신기자들의 공세를 혼란시키기때문에 그들은 막판으로 한국취재진들의 발길을뒤쫓아야만 하는 {외톨이 신세}에 빠져든 것이다. 현지에 온 마이니치신문 한특파원은 본기자에게 정중하게 명함을 건네주며 자신의 안타까운 처지를 토로하면서 회담맥락을 짚어보며 자문을 응해와 기본적인 흐름에 대해 귀띔을해준바 있다. 미대표단 가운데 기자와 안면이 있는 한 대표는 이같은 혼란은미언론도 매한가지임을 강조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지의 유능한 32세의 모기자는 권위지와 백악관출입 파워로 핵회담의 특종보도에 둘째가라면 서러운특파원이다. 그는 이번 미대표단 가운데 두명의 밀착된 취재원이 있었기 때문에 사실상 여타취재진들의 부러움을 샀으나 결과적으로 어느기자처럼 {무게있고 참신한 기사}발굴에 실패한 평범한 기자로 전락되고 말았던 것이다.아예 미국무성에서 이 기자의 회담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잦은 기사 때문에 이에 민감한 한국언론도 WP지를 원용, 보도함으로써 그 파문은 엄청났다는 자체분석에 따라 두명의 대표뿐만아니라 모든 대표단들에게 {엄명 입단속}을 지시한 결과였다. 이러한 배경이 외신들의 활약을 동결시켰던 주인이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한국취재진들은 외무부와 청와대 핵관련 인사들이 매일매일 갈루치대표와 브리핑을 나눴고 곧 이들 인사들은 서울로 회담분위기 및전망등을 수시로 보고한 뒤 국내취재진들과 제한된 선에서 회담윤곽에 대해견해를 나눴기 때문에 유일하게 한국취재진들의 회담내용진전은 한발 앞설수 있었던 것이다. 뒤늦게 이같은 사실을 감지한 외신들이 {한국취재진을 향한 러시}로 방향을 돌렸고 한국언론의 존재가 그만큼 돋보이게 된 입장이 된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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