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백여권의 역서를 낸 번역가 이윤기씨(47)가 첫 장편소설 {하늘의 문}(전3권.열린책들간)을 펴냈다.77년 중앙일보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하얀 헬리콥터}를 통해 소설가로 등단했지만 {장미의 이름} {푸코의 추}등의 번역문학가로 더 잘 알려진 그는 91년이래 미미시건주립대 객원연구원으로 있으면서 종교학 특히 세계고대종교를 연구하는등 특이한 이력을 갖고있는 작가로 창작에 대한 미련때문에 본격적인소설쓰기를 시도, 이번에 첫 장편소설출간이라는 결실을 낳았다.구약성서 창세기에 나오는 한 구절을 표제로한 이 소설은 {나}라는 1인칭시점의 서술구조로 유복자 이유복의 인생유전을 그린 고백문학이다. 대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유복의 성장기(경북 군위가 작가의 출생지다)에서부터 한국전과 월남전 체험,글쓰기,미국과 일본을 떠도는 방랑기와 귀향을 통해 화자곧 작가의 내면 깊숙이 자리잡고있는 이상과 현실의 갈등구도를 드러내 보이고있다. 과거와 현재, 동서의 신화와 상징, 역사를 간단없이 넘나드는등 다양한 산문구조가 뒤엉켜 에세이적 문체로 짜여진 이 소설은 눈에 띄는 사건전개없이 등장인물의 내면의식을 확장시키거나 고정시키는 사상편력과 종교적방황이 그려져있다.
그러나 이같은 고백속에는 늘 내면과 현실의 연결고리인 {아버지 찾기}와동서양의 고대종교와 신, 역사, 인간등을 화두로한 {상징적 의미체계로의 여행}이 자리잡고있다. 소설의 핵심구도인 {아버지찾기}는 유복을 중심으로한이시 3대의 이야기로 연결돼있다. 일제시대때 일본에서 사망한 아버지 이대함의 유골을 찾기위해 일본땅을 헤매는 유복과 외가에 입적돼 한마로라는 이름을 갖고있는 유복의 아들이 아버지를 찾아 미국으로 건너가 유복의 배후를 추적하는 과정을 통해 작가는 어두운 현실을 뛰어넘으려는 인간의 영혼의 자유로움을 말하고있으며 현실과 신화적 환상, 상징, 성속의 틈사이를 초월하려는내면의 상승, 곧 {하늘의 문}으로 향하는 존재의 희구를 그려냄으로써 소설의 주제를 선명하게 부각시키고있다.
규격화하는 세계, 조직종교의 체제에서 이탈해 혼자 자기평화와 자기 구원을성취시키려는 한 떠돌이의 이야기라고 이 작품을 소개한 작가는 책후기에[개인적 경험과 소설적 허구 사이,나의 믿음과 희망사이의 어느 어름에 위치한다]며 이 소설은 [나 자신과 내가 지어낸 인물의 공동체험담]이라고 밝히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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