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갈수록 낙후

입력 1994-08-09 08:00:00

정보전산화의 수도권 편중 현상이 심각하다. 특히 서울.지방간의 이같은 격차는 대구의 경우 더욱 심각한 수위에 이르렀다는 우려의 소리가 높다.한국과학기술원(KIST)대구사무소가 컴퓨터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6년째 실시중인{프로젝트 실무과정}에서 그 단면을 읽을수 있다.대졸 학력자(전공불문)를 대상으로 하는 이 교육과정 수료생의 취업률은70-80%로 꽤 높다. 서울의 경우 교육희망자가 많아 연중 6번씩 교육생을 뽑는부산사무소도 정원(50명)의 몇배가 몰린다.

대구처럼 연 2회 교육생을 뽑는 부산사무소도 정원(35명)을 넉넉히 채우고있으며 대전사무소도 매번 교육생이 30여명에 육박하고있다.반면 대구사무소는 정원(35명)에 크게 밑도는 모집실적으로 매번 홍역을 치르고있다. 지금까지의 최고 모집성적은 겨우 21명. 지역의 컴퓨터 관계자들은이를 두고 [대구의 컴퓨터 마인드(인식)부재를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 풀이하고있다.

지역 컴퓨터 마인드의 현주소는 교동 컴퓨터상가에서도 쉽게 확인된다. 지금이곳이 겪고있는 불황은 여름이 연례적 비수기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유례없을 정도다. {펜티엄} {PCI버스} {윈도우즈용 워드프로세서}등으로 열풍이 불고있다는 서울의 소식은 이곳에서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들린다. 최근 출시돼서울에서 인기를 얻고있는 16비트 사운드카드 {옥소리16}의 경우 아예 물건조차 내려오지 않을 정도로 대구의 시장은 거의 {무시}되고 있다.지역 컴퓨터상가의 영세성은 이같은 컴퓨터마인드 부재를 낳는데 한몫했다는지적을 받고있다. 1백평이상 규모의 컴퓨터 종합양판점이 부산의 경우 7개소나 되는 것과는 달리 대구에는 1개소밖에 없다.

지역컴퓨터 상가의 영세함은 소비자들의 다양한 제품구매와 정보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나 학교.학원가를 봐도 그렇다. 모듈화된 프로그램을 조립식으로 소정의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객체지향형 기술}의 경우 대구에는 아직 도입조차 되지 않고있다.

학원은 물론 지역 대학은 정보처리 자격증 취득에 급급한 나머지 낡은 컴퓨터언어(포트란.코볼)를 가르치기에 바쁘다. 모 대학 컴퓨터학과 대학원의 경우 윈도우즈 과목을 가르칠 교수가 없어 학원 강사를 초빙했다는 믿기지 않는현실이 이 지역 컴퓨터 마인드의 현주소다.

제대로 된 컴퓨터 관련 전시회가 한번도 열리지 않은 것도 컴퓨터마인드 부재를 낳은 원인이다. 불과 3-4개의 업체가 백화점 등에서 판촉을 목적으로 여는데 그쳐온 소규모 전시회로는 멀티미디어 시대 소비자들의 다양한 정보욕구를 채울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9월9-13일 부산 수영만 요트장에서 열리는 {국제컴퓨터 멀티미디어 전시회}는 타산지석이 될 만하다.

지역의 컴퓨터 마인드 확산에 큰 도움이 될 이같은 컴퓨터관련 대규모 행사유치를 위해 행정당국과 학계.업계가 중지를 모아야 할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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