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 북미3단계회담 이틀째

입력 1994-08-09 00:00:00

{북핵해법}찾기가 청신호를 울려주고 있다. 8일 북미 3단계 고위급 회담에서양측은 모두 {회담진전}에 대해 공감을 나타냈다. 지난 5일 {북핵동결}에 대한 미국측 요구조건을 놓고 그동안 북한은 국제사회가 안심할 수 있는 방도를강구해놓았다고 자신있게 이날 강석주 대표가 답변, 자신들의 국제사회를 향한 성의있는 노력을 부각해보이는 기색이 역력했다.이날 기자회견은 당초 오후6시30분(한국시각 9일 새벽1시30분)에 가지기로예정됐으나 2시간 이상이나 늦게 진행됐다. 9시간회의(점심시간 제외)로 피곤한 기색이 완연한 미국측 갈루치 대표는 이날 오전회의에서 북한측으로부터경수로지원에 관한 각종 지원과 대가등 명세서를 접해서인지 무거운 걸음으로회견에 임했다. 그러나 분명한 어투로 회담성과에 대해선 {일부진전}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10일 회담때까지 본국정부와 이 문제를 협의해 북측에 제공해야 할 {당근}품목 최종점검이 그가 안고 있는 당면과제인 것이다.우선 러시아와 한국형에 관한 최종결정과 원전건설비(2기에 40억달러)충당,영변5메가와트를 포함해 현재 건설중인 50, 2백 메가와트 원전시설 중단 대가로 지출해야 하는 손실보전, 그밖에 경수로 건설기간(10년)중 북한 전력난해소를 위해 공급해야만 하는 막대한 에너지등은 한마디로 미국측이 떠맡을수 밖에 없는 반대급부다.

이같이 북측에 지불해야하는 대가는 미국으로서는 어지간한 부담이 아닐 수없다. 우방국인 한국.일본뿐만아니라 러시아.중국측과도 광범위한 토의가 전제되어야만 하고 기술과 자본에 대한 이들국가들의 내부적태도 결정이 뒤따라야만 하기때문이다.

이같은 협의성격이 이번회담이 단시일내에 끝날 수 없는 배경이 되고 있는것이다.

북한은 1차적 핵동결 행보를 폐연료봉에 관한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안전조치이행에 초점을 맞춰 놓았다.

그들은 핵문제가 그야말로 광범위하고 심도있는 토의를 거쳐야만 하는 복잡성을 내포하기때문에 단계적 핵동결카드를 통해 자신들이 겨냥하는 경제난극복과 대미관계개선및 체제공고화를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상대방(미국)의 대응수순에 따라 자신들의 {핵베일벗기기}작업을 점진적으로 펴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이날회담에 임했던 북측대표들의 태도가 이를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김정일체제후 이번 첫 회담과정에서 북측은 자신들이 안고있는 {여러가지 한계}를 자각, 핵동결에 관한 종전의 애매모호한 자세가 이번만큼은 강력한 톤으로 {국제사회와 더불어}란 자세로 전환되고있는 변화조짐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오는 10일 회담 미국측 반응은 북측의 핵정책 전반적인 돌파구를 마련할 수도 있는 전기를 가져올 수 있다 하겠다.

미국은 현재 북한측에 경수로를 지원하는 대가로 요구할 수 있는 조건들을*핵연료봉 제3국인도등 폐기 *NPT복귀등을 요구했으나 이에대한 북측반응은긍정적으로 답변한 것으로 추정이 가능하다. 바로 이점이 북한이 국제사회 의혹을 벗는 {1차적 액션}으로 여기고 있는 부문이다.

경수로지원에 대해서도 미국은 값싼 VVER 러시아형이나 안전성높은 한국형어느것을 선택하든 이를 지원하는 대가로 {북핵동결}을 관철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한국은 40억달러 건설비와 남북관계 또는 공동경제단위 측면에서한국형을 굽힐수 없는 입장이다. 어차피 건설비중 상당부분이 우리정부가 안아야할 처지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9일 오전1시(한국시각 오전9시) 김삼훈외무부핵대사는 기자 간담회에서 이러한 상황을 감안 북핵동결이 경수로 지원만으로도 가능할 것인지도 한미간에더 깊이 논의할 여지가 있고 북핵목표가 10여년이상 장기개발해온 측면에서볼때도 원전건설(경수로) 혜택으로 인해 손쉽게 포기될는지에 대해서도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복합다단한 특성상 이번 회담은 10.11일정도에서 일단 끝내고 북.미양측대표가 다시 본국으로 돌아가 협의한 후 1-2주후 속개될 공산이 커지고있다. 아무튼 이번회담은 북핵동결의 {현재 미래 부분}에 관한 북측의 해결노력이 가시화 되고있으나 아직도 {과거부분} (특별사찰수용)은 기존강경방침의후퇴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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