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수교타결 이번이 마지막기회

입력 1994-08-08 12:00:00

미국은 이번 3단계 북미회담 지난 5일 회의가 끝난후 상당한 내부적 진통을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우선 북한의 자세가 종전 성급한 스타일과불예측성 측면에서 {약간의 새로움}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그에 따른 대응접근방법도 달라져야한다는 일종의 혼돈이 발생했다는 것이다.이전엔 {핵카드}를 활용, 자신들이 기도하고 있는 목적들을 상대(미국)로 하여금 추정하는데 있어서 일목요연한 뉘앙스나 제안들을 제시하는 면모가 한마디로 {크렘린식}이었던 북한측이 이제는 어느정도 적극자세로 나오고 있어 그만큼 미백악관 당국은 그에 따른 신속한 대안이나 해법추출 노력 또한 수월하겠지만 일순간의 일괄러시 조건제시들로 {장고여지}가 생길 수 밖에 없다는것이다. 게다가 이들조건들은 {미국단독}으로 풀어나가기는 거의 불가능하기때문에 해결수순의 장기화도 예상되고 있다.이번회담에서 북측이 제시했던 사안들을 보면 당초예상됐던 조건들이 전부테이블위에 공개된 것으로 전해졌다.

플루토늄 재처리를 강행하지 않는데 대한 대가 *핵연료봉 재장착 하지 않는데 대한 대가 *새로운 흑연 감속로 건설과 재처리 능력확장 포기 대가 *경수로 전환기간(10년) 경제적 보전 *현재 추진중인 흑연감속형 50메가와트와 2백메가와트원자로 시설및 공사비 투자에 대한 보전등 미측에 요구하고 있는 반대급부가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반면 미측은 이같이 한꺼번에 쏟아진 대미요구조건들을 사안별로 분석하고자체 노력외에 인접국(한국.일본.중국.러시아등)협력이 필요한 부문등을 감안,단계적 방식으로 접점을 모색한다는 태도다.

그중 미측이 가장 서둘러 추진하는 사안은 평양과 워싱턴에 과거 베트남.중국수교방식을 따른 연락사무소설치이다. 한 미국소식통은 이미 미측은 사무소책임자까지 내심 선정해 놓았다고 귀띔하고 있다.

과거 중국식인 연락사무소설치-대표부개설-대사급수교로 이어지는 대북한외교접근이 현재 미국이 구상중인 방안이며 이번회담결과(설혹 결렬된다 하더라도)에 관계없이 최소한 5년기간으로 연락사무소설치이후 북한체제의 국제사회편입및 국제질서 순응체제로 발전시킨다는 것이 미측 복안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미국측은 북한의 핵활동동결및 NPT(핵확산금지조약)복귀를 전제로한 양측 관계개선및 경수로지원과 관련 8일회의에서 본국지침에 근거, 좀더 구체적인 방안등을 협의할 것으로 보이는데 경수로 원전 1기당 20억달러이상이 소요되는 막대한 경비와 장기간(7-10년) 건설공기등의 특성을 감안, 손쉽게 타결을 볼 수 없을 것이 확실하다.

북한은 60년대 중반부터 러시아형 원자로(소규모 연구용)를 도입한후 5메가와트원자로를 지난 86년말 실험용으로 가동하면서 러시아방식에 익숙해왔다.이러한 그들의 러시아기술습득과 대한국반감정서등을 고려해 북한은 러시아식을 요구하고 있는데 {북핵위기}가 안전성.NPT체제유지등 범세계적 관심사인만큼 한반도주변국 뿐만 아니라 서방세계주요핵강국들(불.영)의 이해관계가 밀접해 {한국형} 또는 {미국형}방식도 전혀 배제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 이곳 핵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한국형은 현재 93-95% 기술자립도를 자랑하고 있으며 1기당 20억달러(17조원)건설비용중 기계부분이 40%를 차지하고 금융비용은 16-18%에 해당되며 자금조달은 국내은행에서 80% 나머지 20%는 해외기채로 충당하는 것으로 되어있다.서방국가들은 러시아형원전위험성은 체르노빌원전참변으로 만천하에 알려졌고 통독후 동독지역원전이 서독당국에 의해 전부 폐쇄됐으며 현재 체르노빌원전을 폐쇄하고 새로운 시설(14억-15억달러)건립에 서유럽이 전념하고 있는 상황등을 감안해 러시아형도입에 제동을 걸고 있는 입장이다.서방국가들은 한국형 원전이 북한내에 건설될때 현지 값싼 노임과 밀어붙이기 공산주의식 경영방식등으로 가격면에선 오히려 1기당 20억달러보다 적게들수 있으며 한국측은 향후 평화통일차원등에서 보더라도 한국형 도입은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이에대해 김삼훈핵대사는 한국형 원전도입에 대해 [미국이라고 해서 아직 러시아형선호에 대해 공식 얘기한 바 없다]면서 [어떠한 방식으로 북한에 경수로지원을 한다고해도 하루아침에 결론이 날 성격이 아니고 가격조건.기술제공.경영기법등 총체적인 검증을 거쳐야만 해결이 가능하기때문에 향후 미.북한쌍방의 협의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김대사는 이어 지난4일 제네바도착전 천연우라늄원료의 흑연감속로 방식의영국형 모델을 살펴봤다면서 영국은 재처리시설을 활용, 상업목적에서 플루토늄을 축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북한의 마가넥스(마그네슘과 옥사이드) 폐연료봉은 영국형과는 다른형으로서 자신의 영국에서 살폈던 수조에 보관중인 연료봉들은 깨끗한 물공급수질관리철저함과 보관기술의 첨단기법도입등으로 장기간 보존이 가능한데비해 북한은 이같은 상태가 허술해 미등 서방기술진도입이 시급한 것같다고밝혔다. 기술보완으로 그는 {8월말시한}을 연기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이밖에 8일회담에서는 미국측은 과거 냉전시대 당시 미.소협상과 최근 중국과의 관계에서 {인권문제}를 거론했던 전례가 있어 이번회의에서도 북한인권침해개선요구와 화학무기.테러리즘 포기등에 관한 입장도 함께 개진할 것으로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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