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야마총리가 취임후 한달만에 외국기자들과는 처음으로 한국특파원단과기자회견을 가졌다. 생전 처음 찾아간 한반도에의 '무지'탓이었는지, 아니면자신에게 쏠린 시선이 부담스러웠는지 방한전 회견에 불응했던 그는 예상외로 긴시간 특파원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공부'도 많이 했음이 구절구절에서드러났다. 그가 내건 '외교계승'의 슬로건대로 일본정부의 종래방침과 구상들이 판에 박은듯 되풀이 된 답변이 나왔다.그러나 원래 솔직하고 순박한 그의 색깔이 나타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더욱이 그의 순박성과 사회당노선이 현실의 벽에 부딪혀 고민하는 모습은 곳곳에서 드러났다.
북한과 친밀감을 가진 사회당의 위원장답게 그는 일본과 북한의 국교가 전후50년간 '회복'되지않은 현상은 '비정상적'이라고 규정하며 교섭재개에 강한의욕을 보였다. 나중 아차 싶었는지, "긴밀한 연락으로 대한관계를 소중히 해나가며 추진하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사회당이 가장 적극적이었던 전후보상문제, 그중에도 특히 종군위안부 출신자들의 개인보상 문제는 '솔직하다보니' 뜻밖의 실수를 보이고 말았다. 그는개인보상문제도 반성을 토대로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모처럼 사회당다운 자세의 표현이었다. 하지만 정부입장과는 다른 말을 해버린 총리언급에 당황한 비서관들의 메모가 곧바로 전달됐다. 그는 다른 답변 도중 계면쩍은 얼굴로 개인보상관련 발언을 정정했다. "개인보상을 검토할 듯한 발언은 잘못된것이므로 오해없기 바란다"라고. 사회당 좌파의 수장으로 전후보상문제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그의 본래모습은 '한여름 낮의 꿈'처럼 잠깐 스쳤다가 사라졌다.
그의 이같은 '실수'는 노선이 다른 사회당출신 총리로서의 괴리와 정부의 입장 계승.답습에 얼마나 큰 고통을 겪고 있는지를 실감시키고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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