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여건의 차이

입력 1994-08-02 08:00:00

작년 한해 우리나라 전체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숫자는 모두 1만4백2명으로 세계에서 교통사고사망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이는 교통문화 및 국민의식수준에도 원인이 있지만 도로형편이나 도시공간구조등 여건상의 문제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몇년전에 첨단산업연구를 목적으로 미국 록키산맥 동편에 있는 우주항공 및통신도시인 덴버시에 갔었는데 도시자체가 사람이 살지 않는 것 같이 느낄정도로 조용하였다.

그래서 가만히 살펴보니 면적은 대구보다 훨씬 큰 반면, 인구는 100만명도채 되지 않는 도시에 모든 도로는 한산할 정도로 넓으며 주차면적도 굉장히크고 교통체계도 좋아서 우리가 매일 느끼고 있는 교통불편이나 교통장애는전혀 볼 수가 없었다.

또한 미국 서해안에 있는 첨단산업의 메카인 산호세시에서 샌프란시스코로나가는 해변가를 따라 쭉뻗은 고속도로는 보기에도 장관이었지만 10차선 이상되는 도로 양쪽에 편도 1차선씩 별도의 고가도로가 있어 그야말로 교통흐름이 전혀 방해받지 않는 교통천국이 아닌가 싶어 그 규모나 크기에 부러움을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미국과 우리나라간에 교통사고율의 차이는 이러한 여건의 차이에서 비롯됨을상기할 때 국토가 좁고 인구가 많은 우리로서는 제반교통상의 여건이 훨씬어렵다는 것을 자인하지 않을 수 없지만, 우리 모두 선진교통문화의식 함양은물론 여유있는 양보정신으로 이러한 불리한 여건을 극복해 나가야 할 것이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