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속타는 교육감지망자

입력 1994-07-29 08:00:00

[장꾼보다 풍각쟁이가 더 많다] 나흘 앞으로 다가온 민선 경북도 교육감 선거가 유권자인 교육위원은 25명뿐인데 교육감지망생은 9명이나 되는 것을 두고 이르는 말이다. 그만큼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교육위원들의 처신이 눈에 띄게 조심스러워졌고 그에 반비례해 교육감지망자들의 행보는 다급해졌다.지난21일 문경에서 열린 경북도 교직원 체육대회에 참가했던 일부 교육위원들이 [공연히 오해받는다]며 재빨리 흩어졌고 25일의 모위원 모친장례때도 의장과 부의장만 참석하는등 모임자체를 기피하고 있다. 교육계 안팎에서 밑도끝도 없는 소문들이 꼬리를 물고 교육위원들을 싸고 나돌기 때문이다.교육위원 25명중 초등교직경력자가 9명이고 중등경력(대학포함)이 8명, 비경력 사회인사가 8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 교육위원들은 또 경북도내 각 시군지역의 대표로 기초의회와 광역의회에서 2중의 간접선거방식으로 선출됐기때문에 일정한 구심점이 없다. 관선시대처럼 통제도 되지않는다. 지난해 8월제2대 교육위원회 의장선거때 예상을 뒤엎고 2차투표끝에 현이승헌의장이 최저과반수인 13표로 힘겹게 당선됐을만큼 교육위원들 스스로도 방향을 가늠하지 못한다.서로가 서로를 너무나 잘 아는 지망생들과 교육위원들, 그래서 서로 몸가짐이 조심스럽고 입을 벙긋하는 것조차 부담스러운 교육위원들. 아예 전화를 피해버리는 교육위원도 있다. 교육감지망자들도 모두 [내가 속고 있는 것일까?]자문하는 판국이다. [만나면 오해만 삽니다. 서로를 위해서 만나지 맙시다.제가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한 지망자가 유권자인 모 교육위원에게 [점심이나 한끼 하자]고 했다가 점잖게 퇴짜맞은 뒷얘기다.

이 경북도교위 의장도 [제발 조용히 끝나야지]하면서 [국회의원보궐선거와는분위기도 흐름도 다르다]고 애써 관심권에서 벗어나려한다. 그러나 교육위원들은 {교육감은 바로 교육위원의 얼굴}임을 스스로 명심하고 {교육위원들의뜻이 교육감으로 표출되는 것}임도 인식해야하지 않을까. 경북교육을 위해 조용한 선거과정을 통해 {적격자}가 선출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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