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명희이탈리아와 브라질, 브라질과 이탈리아는 연장전에서도 득점골을 내지 못한채 결국 승부차기로 월드컵 승자를 결정했다.
금빛 찬란한 FIFA컵을 품에 안은 브라질 팀은 비록 승부차기의 승자임에도불구하고 갈채와 환호에 휩싸였다. 대대손손 승자로서의 지위를 누리면서 축구계의 역사에 길이 남게 된다. 이와 반대로 좋은 게임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순간적인 승부차기에서 이탈리아팀은 패자가 되었다. 텔레비전에 비춰진허탈하고 초췌한 선수들의 모습을 접하면서 승부차기의 잔인성을 느꼈고 패자에 연민을 갖게되었다. 어느 팀이 승자이고 패자임을 따지지 않고 말이다.**승자와 패자와 차이**
승자와 패자는 엄청난 현실적 차이를 실감하게 된다. 그 차이를 메울 수 있는 방법은 다음경쟁에서 승리를 따내는 길 뿐이다. 경쟁은 냉엄하다. 그래서공정하게 치러져야 마땅하다. 불공정한 게임이 존재해서는 안되고, 설사 존재하더라도 그 승패의 여부에 승복할 수 없게 된다.
이를테면 여자와 남자가 축구경기를 하게 한다든가 축구팀과 탁구팀을 축구시합으로 승패를 판가름하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 특히 순간적이고 요행적인 방법으로 승부를 가리는 것은 비도덕성 때문에 그 결과를 합당한 판정으로인정할 수 없게 된다. 브라질팀의 감독은 바로 이 점을 지적해주고 있다. 이탈리아는 승부차기에서 우승할 수도 있었고 자신감도 있었다 승부차기로 우승팀을 결정한다는 것이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그는 털어놓았다.**대학입시와 비슷**
합리적이지 못한 경쟁의 결과를 수용해야 하는 것은 잔인한 일이다. 그 경쟁의 결과가 개인의 일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일이라면 더더욱 그러하다.우리나라 대학입시를 돌아보자 입시의 승자는 소위 상위권 명문대학 합격자쪽이고 패자는 그렇지 못한 쪽이거나 불합격한 젊은이들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대학입시의 결과는 월드컵 승자와 패자이상의 영광과 후유증을 동반하게된다.
승자에게는 온갖 영광과 특혜가 뒤따른다. 우선 고등학교를 명문학교로 굳히는데 한몫을 하며 출신지역의 일류지역으로서의 경쟁력을 높이는데에도 기여한다. 한편 개인적으로 볼때 입시의 승리자는 졸업후 취업이 용이하고 승진에서도 좋은 조건을 가지게 된다. 심지어 좋은 결혼조건이 되기도 한다. 이 모든 영광이 출세의 첩경이 되어 평생을 긍지와 확신으로 살아가게 한다. 그러나 패자의 경우 이와는 거리가 멀다. 대개 상대적인 악조건에 놓여 고전을 면치 못한다. 더러는 소외와 자기비하로 방황하는 젊은이도 적지않다.지금도 우리의 젊은이들이 긴 인생의 승부를 가리기 위해 축구골대 앞에 서있는 승부차기선수 이상의 초조와 긴장감에 쌓여있다. 가정과 모교와 출신지역을 어깨에 메고서.
이탈리아와 브라질의 경쟁은 그런대로 합리적인 편이었다. 두팀 모두 축구선수였고 두팀모두 공평한 연장전을 가졌다.
그러나 대학입시는 그렇지 않다. 입시는 다양한 유형의 학생 즉 공부벌레형,봉사심이 많은 지도자형, 산업기술자형, 성격이 좋은 고등시민형, 예술가형들을 하나의 {틀}에 비추어 승부를 결정한다. 승자는 너무나 뻔하게도 공부벌레형의 학생이다.
**선발방법 다양해야**
잔인하고 불합리한 승부 가리기에도 불구하고 그 {하나의 틀}을 당연한 것으로 보는 어른들의 생각 자체가 우리의 지병이다. 지병을 고치기 위해 우선 대학이 나서야 한다. 대학마다 어떤 인물을 키울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그리고 그 후보자를 고3에서 선발하기 위한 적절한 선발 방법을 연구하고 모색해야 한다. 고등학교장의 추천을 받는 방법, 면접으로 선발하는 방법, 적성과인성검사를 거치는 방법, 필요한 몇 과목만을 시험보는 방법, 이 외에도 매우다양한 방법이 동원될 수 있다.
이러한 선발 방법은 학생들로 하여금 자기의 개성과 가능성을 계발할 수 있는 대학을 결정할 수 있게 한다. 결과적으로 모든 학생이 각 분야의 인재로클수 있고 모든 대학이 각기 고유한 방식으로 사회에 기여함으로써 다양성을가진 사회를 발전시키는데 참여할 수 있다. 대학을 평가할때에도 일류인가이류인가가 아니라 그 대학이 어떠한 특수성을 가지고 어떤 인물을 배출하느냐를 따지게 된다.
대학입시가 더 이상 잔인한 승부차기가 되어서는 안된다.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대법원장 탄핵 절차 돌입"…민주 초선들 "사법 쿠데타"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