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칼럼세풍-아폴로 25년

입력 1994-07-21 08:00:00

**{실속없는 사업}추락**요즘은 {그린}이란 낱말이 들어가지 않으면 상표나 상호가 어울리지 않는것으로 알지만 한때는 {아폴로}가 없으면 안되는 것으로 알았다. 새로 나타난눈병에서 부터 전자제품 심지어 구멍가게 이름에 까지 {아폴로}가 휩쓸었다.요즘은 환경보전이, 그때는 우주개발이 시대의 강조사항이었다. {아폴로}는꼭 25년전의 일이다. 미국의 아폴로우주 개발 계획에 의해 {아폴로} 11호가달에 착륙한것은 1969년7월21일 (한국시간) 바로 오늘이다. 인간이 달에 첫발을 디딘것이다. 그 첫발자국은 그때의 우주인 버즈 올드린의 표현대로 {우리세기의 서명}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환호와 영광이 사라지고 시들었다. 당시 3우주인 닐 암스트롱.버즈 올드린.마이클 콜린스는 모두 60대중반으로 우주개발과 떠나 살고 있다. 우주선에서 나와 달표면을 처음거닐었던 닐 암스트롱은 시골의 농장에서조용히 생활하고 있으며, 닐 암스트롱과 함께 달표면에 내렸던 버즈 올드린은한때 우울증과 알코올중독으로 고생했고, 마이클 콜린스는 독서와 낚시를하며지낸다고 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앞으로 당분간 인간이 달을 밟는일은 더 없을 것이라 한다. 우주개발사업이 실속없는 예산낭비라는 비난과 함께 예산이 삭감되어 달탐사계획에 많은 자금을 쓸수없기 때문이란 것이다.

미국의 우주개발계획은 57년 소련의 스푸트니크 인공위성개발에 자극을 받아시작되었다. 소련보다 앞서서 우주에 실험실을 두거나 인간이 직접 달에 갈수는 없을까. 아니면 다른 놀라운 우주개발계획으로 소련을 이길수는 없을까.케네디대통령의 이 구상이 61년 약속으로 발표되었고 그약속이 8년후에 지켜져 결국 인간이 달표면을 밟기에 이른 것이다. 우주에 대한 인류의 도전이었다.더 구체적으로는 그시대 미국과 소련이란 강대국 사이에서 벌어진 냉전의 산물이었다.

**신비스런 우주쇼**

지금, 이 세기의 최대라는 우주쇼가 벌어지고 있다. 17일(한국시간)부터 시작된 목성과 슈메이커-레비혜성의 충돌은 20여회를 거쳐 22일에 끝날것이라고한다. 우주의 신비감을 더하는 장대한 드라마다. 세계의 천문학자들은 1천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하다는 이 충돌순간을 촬영하러 치열한 경쟁을 하고있다.첨단우주과학의 힘으로 목성의 신비, 우주의 신비를 알아내려는 노력이다.{아폴로}시대의 경쟁이 냉전에서 이기기위한 인공적인 것이었다면, 이번 우주쇼촬영경쟁은 냉전이후시대에 우주의 신비를 서로 벗겨 보려는 자연스런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오래전부터 음향에 대한 영상의 우월성을 말할때 백문이 부여일견이라 해왔다. 가보지 못한곳, 듣기만했던것은 직접 가보거나 눈으로봐야 더 확실히 알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보는 것만으로 그 실체를 모두 꿰뚫어 알수있을까. TV를 아무리 오래봐도 일어나면 머리에 남는 기억이 별로 없고, 아폴로의 달착륙이나 별들의 우주쇼도 이와크게 다르지 않다. 보는것만으로는모자란다고 요즘은 백견이 부여일고라는 생각을 많이 갖는것 같다. 듣고 보더라도 생각하지 않고서는 알수 없다는 말이다.

**{인간사}에 매진을**

인간이 달표면을 밟으면 곧 뭔가 달라질것 같은 막연한 기대를 가졌고 그 하나로 모든 인간사문제를 풀수 있을 것으로 여기기도 했지만 25년이 지난 오늘날 우리생활이 얼마나 많이 달라졌는가. 국가간의 냉전체제는 인간의 달착륙과 같은 세기적 드라마를 만들면서도 인간을 더 인간답게 잘 살게하지는 못했다. 오직 냉전의 유산만을 남겼을 뿐이다. 귀에 즐겁고 눈에 좋다고 그만이아니라 생각에 맞아야 그게 진정 좋은 것인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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