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갑.경주보선 쟁점

입력 1994-07-20 00:00:00

지난17일부터 일제히 선거운동에 돌입한 대구수성갑과 경주시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나흘이 지나도록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뚜렷한 선거쟁점이 부상하지 않은 탓인가. 그렇지만은 않다. 수성갑지역은 박철언전의원의구속과 김영삼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논란이 여야후보간의 쟁점이고 경주시지역은 성대결의 양상을 띠고 있다는 것이다.이 쟁점들은 유권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요소는 된다. 그런데 유권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후보들의 호흡과 유권자들의 느낌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만큼 재미없는 선거라는 뜻도 된다. 재미없는 두지역 보선의 쟁점을 살펴본다.

0---민자당의 정창화후보는 수성갑지역 보선을 단순보궐선거로 규정한다.박전의원의 구속에 대한 대구시민의 심판이며 김영삼정부의 중간평가라는 야당측의 공세에 헌법과 법률에 의해 국회의원이 궐위된 지역에서 실시하는 보궐선거일 뿐이라며 대응하고 있다.

정후보는 또 야당측의 주장을 국가경쟁력 강화시대에 정치에너지를 낭비하고국력을 소모하는 일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보복사정이다 중간평가다}등으로보선의 의미를 확대하려는 것은 수성갑 보선을 전국적인 관심사로 이끌려는야당의 상투적 정치공세라는 주장이다.

그래서 정후보는 수성갑 보선을 철저히 지역선거로 국한시킨다는 전략아래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동을보선때처럼 여야 중앙당의 대리전으로몰고가지는 않겠다는 심산이다. 선거운동도 인물대결로 몰고간다는 구상으로3선의원에 30년 정치경력을 내세우고 있다.

신민당의 현경자후보측은 이번 보선은 한 지역에 국한된 보궐선거가 아니라표적사정과 보복정치에 대한 유권자의 심판이며 김영삼정부에 대한 중간평가라고 주장한다. 특히 김영삼정부가 정치개혁을 한다면서 정치보복을 일삼고인기위주의 정책을 시행하다 시행착오를 거듭한 점도 지적한다. 아울러 이번보선에서 신민당이 승리해야 여당 실세들에 의한 잘못된 정치풍토가 혁신 되고 야권대통합에도 도움이 된다는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민주당의 권오선후보는 민자당과 신민당 후보의 이러한 공방에 대해 국민을기만해온 보수기득권 정치세력간의 알력일 뿐이라며 이번 보선은 김영삼정부의 실정에 대한 중간평가라고 규정한다.

무소속의 김태우후보는 김영삼정부의 표적사정에 대한 대구시민의 자존심이표출돼야 하는 것은 분명하나 그것이 감정적으로 표출되느냐 이성적으로 표현되느냐가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진정한 선거혁명은 선거법 개정만으로 이뤄지지 않고 후보의 인격과 성품, 자질로 투표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0---선거일이 다가오면서 각후보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짐에 따라 경주시의 보선열기도 조금씩 달아오르고 있다. 그러나 뚜렷한 쟁점이 부각되지 않고 있어선거열기가 좀처럼 본궤도에 들어서지 못하고 있다.

대구수성갑보선처럼 새정부에 대한 중간평가나 보복사정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지도 않고 있으며 특히 정책대결은 아예 찾아 볼수 없이 인물대결양상마저띠고 있는 실정이다. 성대결외에는 {뜨거운 감자}가 없다는 점이 선거분위기를 밋밋하게 만들고 있는 듯하다.

이런 현상은 각후보들이 최근 갖기 시작한 개인유세에서의 연설내용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새정부를 강도높게 힐난하는 후보들을 발견하기 힘들다.이상두민주당위원장은 아직도 보수성이 강한 이지역의 표를 의식해서인지김영삼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하지 않았다.

물론 무소속의 김순규후보도 애당초 [만약 당선되면 민자당에 들어가겠다]는점을 강력시사한 사실을 염두에 두면 언급하나마나다.

또 하나의 특징은 모두 고서수종의원의 유업을 잇겠다며 서전의원을 서로 선거에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민자당의 림진출후보는 서전의원이 추진하던일을 마무리하고 경주지역발전을 도모하기위해서는 집권여당소속의 자신을찍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무소속의 김의원도 [이번에 당선된 의원의 임기가 1년 반정도이기때문에 거창한 공약을 내세우지 않겠지만 서전의원의 사업은 완료시키겠다]고 역설하고있고 민주당의 이후보도 [서전의원은 유능한 의원]이라 치켜세우면서 최고상수원건설등의 지역개발을 공약하는등 과거선거때와 판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는 이번선거의 최대이슈는 {경주발전}이라고 볼수도 있다.이번 선거에서 쟁점이라기보다는 논란거리로 등장한 것이 무소속의 김후보가내놓은 {경주의 자존심}이다. 김후보측에서는 공천이 시민들의 정서에 부합되지 않기때문에 경주의 본때를 보여주는 뜻이라고 밝히고 있는데 반해 민자당의 림후보측에서는 이는 분명히 여자후보가 나온데 대한 {성대결조장}이라고 판단하면서 [김후보는 어머니 배에서 나오지 않았느냐]며 반박하고 있다.또하나 얼마전 터진 복수공천설과 관련된 소문이 선거끝까지 갈 것 같다. 김후보측에서는 {당선되면 민자당에 입당한다}는 점을 흘릴것으로 보이고 림후보측에서 {절대로 말도 안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중에 김종비대표수준에서 무소속후보는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언급을 할 가능성이 있지만 최근 정치사에서는 거의 받아들여졌다.

한편 민주당의 이후보는 험난했던 30년외길야당인생을 외치면서 {1년반짜리금배지}를 다는 소원을 풀어줄 것을 읍소 하고 있으며 민자당의 임후보는 개인유세에서 [현금에는 관심도 없다. 먹고사는데 문제없어 유혹에 빠지지 않을것]이라며 재력을 과시하며 한표를 부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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