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검사실까지 발표한데 의아심

입력 1994-07-18 12:37:00

김일성 북한주석의 국장일이 느닷없이 이틀간 연기된 사실을 논평없이 전하기만 한 북경도 마침내 {뭔가 의심스럽다}는 분위기가 민간을 통해 새나오고있다.중국의 관영언론들은 지난 8일 김주석의 사망이후 등소평및 강택민.이붕.교석이 연명으로 보낸 장문의 조전 내용을 보도한 이후 만10일이 지난 18일까지김주석의 사망과 관련한 해설기사는 물론 단 1단짜리의 자체기사도 보도한적이 없었다.

김정일체제로 정권이 승계되는 과정에서 최소한 예기치 못한 사태가 발생할수 있는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지만 그때 그때의 상황에 일일이 대처하지 않음으로써 중국정부가 일관되게 김정일을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이같은 중국정부의 일관된 자세도 평양의 장례위원회로부터 김주석의국장이 이틀 연기됐다는 보도가 평양발 신화통신을 통해 전해진 이후 부터는{뭔가 이상하다}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 같다.

중국의 관계자들 역시 [답답한 일이다. 일개 자연인도 아닌 한 나라의 최고지도자의 장례식을 열흘전에 공고해 놓은후 다시 연기한 전례가 있는지 알수없는 일]이라고 의아해 한 사실을 전했다.

중국측은 특히 북한이 서구국가가 아닌 이상 장례와 관련해서는 반드시 택일과정등에서 전통적인 동양의 문화 관습을 지켰을 것이 분명한데 갑자기 이를변경한 것은 뭔가 곡절이 있다는 것이다.

북경의 또다른 서방소식통들은 이를 계기로, 당초 김주석의 사망발표와 관련해 [북한의 전례로 봐서 일방적인 발표만으로 족할 일을 굳이 부검사실까지발표한 것이 과연 꼭 필요했겠느냐]고 반문함으로써 처음부터 김정일에로의권력승계가 순탄하지 못할 것이란 추측을 전했다.

한편 홍콩의 북한관측통들도 [일부에선 북한이 김주석의 장례를 이용, 한국의 내부 여론교란 목적으로 해석하고 있지만 북한의 사정으로선 수십년간 상례로 진행돼 온 한국내부의 분열고취보다는 목전에 실제이익이 걸린 미국과의고위급 회담, 한국과의 정상회담 추진이 훨씬 급한 것]이라고 분석했다.이들은 김정일이 권력의 속성상 당.정.군의 3권을 한손에 장악하는 것만이후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강경파의 주장과 일단 명목뿐인 국가주석직을 이양하고 나중, 대세에 의한 추대형식으로 다시 찾아오는 온건방식을 취하는 것이합리적이라는 두방법을 놓고 아직 김의 유가족내부에서 의견통일을 보지 못한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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