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일성사망과 관련, 외국조문단을 받지 않겠다고 해 놓고도 14일 우리측 조문단은 받아들이겠다고 밝혀 그 배경과 저의가 주목된다.내외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남조선의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평양에 조문단을 파견하려는데 대해 사의를 표한다]면서 한국의 조문단은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다.북한은 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을 통해 발표한 이 담화에서 판문점이나 제3국을통한 입북도 가능하며 평양체류기간중 신변안전을 보장하고 모든 편의를 제공하겠다고까지 나섰다.
물론 북한은 담화에서 [한국의 조문단이나 조문객을 {동포애}로 정중하게 맞이할 것]이라며 우리 조문단은 {동포}로 표시함으로써 외국조문단을 받지 않겠다는 당초의 방침과는 배치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그러나 그동안 이와관련해 아무런 언급도 없었던 북한이 돌연 한국조문단 환영입장을 밝혔다는 점에서 그 저의에 의심이 갈수 밖에 없다는 게 북한전문가들의 견해다.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같은 태도에 대해 우선 우리측의 분열을 노린 대남전선전략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다시말해 대학가에 조문사절을 파견해야 한다는 대자보가 나붙고 일부 야당의원들이 조문사절 파견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야기된 정치권의 조문사절 파문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분열책동의 일환이라는 지적이다.한 북한전문가는 [북한의 우리측 조문환영은 우선 일부 재야인사및 학생들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는 조문단 파견주장을 통일전선전략차원에서 이용해 보겠다는 의도가 숨어 있는 듯 하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우리 정부가 조문을 위한 방북을 허용하지 않을 것임을 뻔히알고 있으면서도 우리측 조문단을 받겠다고 한 것은 이른바 국론분열을 통한반사이익을 얻겠다는 의도]라고 비난했다.
북한전문가들은 이와함께 북한의 태도를 북한주민들에 대한 선전선동 술책의일환으로도 보고 있다.
박보희세계일보 사장외에 국제태권도연맹 최홍희, 재미교포 김진경 문명자씨등 친북성향 교포가 북한을 방문한 상황에서 일부 재야및 학생의 조문파견 주장을 김일성에 대한 {흠모의 정}으로 연결시켜 내부 선전선동을 강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미 북한방송에서 나타나고 있듯 북한은 일부 친북인사 평양방문을 김일성에 대한 흠모와 애도의 정이 남조선 전체에도 퍼져 있다는 식으로북한주민들에게 선전할 것]이라면서 [북한이 우리측 조문단을 받겠다고 한것은 이같은 대나용 선전선동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