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클린턴의 실언

입력 1994-07-11 13:12:00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지도력과 외교력은 오래전부터 평균점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무엇보다 북핵문제를 놓고 김일성과 벌인 {한판승부}에서는 거의 완패를 했다는게 미국민들의 여론이다. 처음부터 [유엔이 경제제재를 단행하면 우리는 이를 전쟁으로 간주하겠다]고 강경일변도의 으름장을놓다가 죽기전에 평화공세를 편 김일성에 비해 클린턴은 [북한이 도발을 하면 이는 곧 북한의 종말을 고하는 날이될 것이다]고 엄포를 놓고도 시간이 흐를수록 그말을 주어담지 못해 오락가락하는 나약함을 감추지 못했다.그런 클린턴이 김이 사망한 지금 또다시 어처구니 없는 실언을 해 웃음을 사고 있다.그는 10일 이탈리아 G7정상회담참석중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이 남북정상 회담을 예정대로 계속하기를 바라고 있고 제네바회담도 계속되기를 바라고 있는점으로 봐 대화 의지가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리는 북한이 바라면 조문 사절도 보낼 용의가 있다]고 외교적으로는 거의 아부에 가까운 말을 해버린 것이다.

CNN방송을 통해 생중계된 이같은 클린턴의 기자회견은 전세계에 알려져 마치북한이 외교채널을 통해 한국이나 미국정부에 공식적으로 {대화계속}을 요청한 것으로 받아 들여져 미묘한 시기에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마치 북-미관계가 금방 어떻게 될것처럼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

이같은 실언은 그를 수행중인 크리스토퍼 국무장관이 [홍콩발 한 외신이 북한관리의 말을 인용, 평양측이 남북정상회담과 제네바 회담을 지속하기를 바란다고 보도했다]고 보고한 것을 클린턴은 마치 외교채널을 통해 공식적으로접수받은양 착각, 사실여부를 파악하지 않고 [외신보도에 따르면----]이란말조차 빼버린채 공식 기자회견에 인용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크리스토퍼국무장관이 기자회견을 자청, 대통령의 말을 정정하여 일단락되었다.많은 서방국들이 이같은 한심한 미국의 지도력과 정보력을 믿고 의지하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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