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적대관계 풀릴까-하

입력 1994-07-08 12:12:00

이번 북-미 3단계 고위급 회담에 대한 관심은 남북정상회담을 눈앞에 둔 한국민들은 말할 것도 없고 미국민들도 웬만한 정상회담을 보는것 못지 않다.로버트 갈루치 일행이 워싱턴 공항에서 붉은 카펫이 깔린 귀빈용 탑승구를 들어갈때 전례없이 많은 카메라 플래시를 받은 것도 바로 이때문이다. 북한과미국은 이번 회담의 성공, 최소한 실패를 막기 위해 상당한 {두뇌}들을 제네바에 파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회담 대표는 1.2차때와 마찬가지로 강석주-갈루치로 되어 있지만 미국의 경우 국무부 국방부 백악관 심지어 CIA에서도 관련 전문가가 참여하고 있고 북한도 대표단이 크게 보강되었다고 한다.한국이 김삼훈 핵전담대사를 비롯, 임성준 청와대 북핵담당비서관, 김숙 주미대사관 정무관등을 현지에 특파한 것도 전례가 없었던 일이다.이번 회담의 결과가 남북정상회담에 악영향을 끼치게 할 수는 없다는 대전제아래 최소한 실패는 없는 {성공아니면 연기를 하는 회담}이 점쳐지고 있다.이같은 분위기 탓인지 벌써부터 회담장 부근에는 1차접촉을 약 1주일간 계속한후 타결이 되지 않으면 회담을 일단 중지했다가 오는 25일 정상회담 이후재개한다는 관측이 파다하다.하지만 이번 회담이 의외로 쉽게 풀릴 가능성 또한 많은 사람들의 희망과 겹쳐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그 이유로 지난5일 일찌감치 현지에 도착, 이날 아침 일찍 회담장에 들어가는 강석주 북한대표의 얼굴이 어느때보다 밝고 자신에 차있다는 점과 가장 큰걸림돌로 알려진 북한의 {핵과거}규명요구를 한미양국이 협상성공을 위해서는 일단 유보할수도 있다는 전략수정설이 거론됨으로써 북한도 앞으로의 핵동결은 선뜻 응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즉 김일성주석이 {핵동결}을 약속한 것은과거의 투명성 보장을 제외한 재처리 포기, NPT복귀및 IAEA재가입등은 쉽게타결될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은 이같은 차선책의 타결을 대비, 이미 대북 경수로 지원방안을 마련하는가 하면 단계적인 대북관계개선방안도 이번 회담 대표단의 가방속에 가져온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경수로체제지원의 경우 수백억달러가 소요되는 큰 사업이란 점을 감안, 일본과 프랑스등 기술선진국에 도움을 요청하는 한편 IBRD, IMF등에도 차관제공등 지원을 요청할 계획임을 북한측에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또 관계개선문제는 50년 적대관계를 청산하는데는 나름대로 준비사항이 필요함을 북한측에 이해시켜 북한의 핵포기 속도에 맞추어 단계적이고 점진적인방향으로 추진, 양측 모두의 체면을 살린다는 것. 이를 위해 클린턴 행정부는의회와 이미 대북한 테러국지정 해제, 경협금지국지정 해제문제등을 논의하고 있다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북핵문제의 알맹이나 다름없는 {과거}문제와 북한이 줄곧요구해온 {일괄타결}문제를 빼고 어물쩡 합의가 이루어지면 여전히 불씨가 남아 양국은 물론 당사자인 한국 그리고 국제사회가 이를 어떻게 수용할지 하는의구심이 없지 않다.

게다가 끝내 양국이 신뢰를 찾지 못해 미국은 {과거}를 캐려하고 북한은 일괄타결을 고집할땐 회담의 장기화는 물론 정상회담의 정례화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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