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회담 개막앞둔 나폴리

입력 1994-07-07 00:00:00

세계 3대 미항의 하나인 나폴리.감청색의 바다, 구름한점없는 푸른하늘, 웅대한 베스비오화산의 풍경은 이도시로 하여금 자연과 인간의 조화가 자아낼 수 있는 극치를 드리우고도 남을만큼 매혹의 체취를 발산하고 있다.

고대 그리스에서 이탈리아통일까지 근 2천년역사를 이 도시는 유럽열강의 지배하에 신음해왔다. 강자논리에 의해 처절하리만큼 자주적목소리를 단 한차례도 내지못했던 나폴리시민들은 그만큼 권력에 굴하면서도 나름대로의 삶의 지혜를 활용, 끈끈한 생명력을 오늘날까지 이어왔던 것이다. 나폴리만에 연해있는 산타루치아항은 누구나 이곳을 찾으면 콧노래를 부르지않으면 못배길 정도로 {사랑} {인생} {예술}을 연상하면서 밝은태양과 상큼한 바다바람의 정취에흠뻑 젖어들기 마련이다. 나폴리만이 향유할 수 있는 풍류와 낭만 그리고 경쾌한 율동이 이 도시의 피비린내나는 역사의 냉혹성을 포용하며 새로운 도약을 기약케하는 동인이 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섭씨 32도를 오르내리는 6일 오후6시(한국시각 7일새벽1시)현재. 나폴리시내곳곳에는 8천여명의 군인과 경찰이 삼엄한 경계를 펴며 8일 개막되는 G-7정상회담에 앞서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철저한 검문검색을 하고 있다. 시내곳곳엔 미.불.독.영.일.이.가.러.EU 9개국 국기가 펄럭이며 축하무드가 절정에오르고 있다. 고조된 분위기속에 6일 오후늦게 무라야마 일본총리가 제1착으로 시내 엑셀시오르 호텔에 여장을 풀었고 대부분의 정상들이 7일중으로 현지에 도착할 예정이다.

올 47세의 젊은 나이인 안토니어 바쏠리노 나폴리시장은 시발전에 대단한 의욕을 과시했다. 그는 이번 회담을 계기로 나폴리 시민들은 자신감의 회복을쟁취할 것을 확신한다면서 기업.개인.단체 모두가 이탈리아의 {고매한 이상}을 되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담장 주변의 활력에 비해 곧 열리는 이번 회담에 임하는 각국 정상들의 심기는 그렇게 가볍지 않을 것이다.

미.일양국을 무겁게 내리 누르고 있는 현 통화위기, 불.영.이 3국의 경기하락 여파로 집권당 수권능력까지 의혹의 눈초리를 받게 하고 있는 실업난, 서방과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와의 경협문제, 환경위기 대안등이 이번 회담을 통해 뚜렷한 개선을 가져오리란 전망이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에겐 가장핵심인 제네바 북.미협상추이와 맞물린 북핵위기의 G7최종 견해도 초미의 관심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나폴리 시민들의 진취적 기상에 회담장 분위기가상승작용을 해 북핵돌파구등 많은 해법이 나오길 기대하는 수밖에 없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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