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시단-풀잎위에 뜨는 달 (최동룡)

입력 1994-07-06 08:00:00

떠 가고 싶어마음도 제자리 아닐 바엔

낮은 곳으로 이마 두는

한 포기 섬으로 떠 가고 싶어

얼마나 벼리고 담금질하면 그릇이 될까

한 채 못물을 가둘까

묶을수록 출렁이는 어질머리

아, 어질머리

누가 피리를 부는가

꽃잎이 흐르는데

누가 소리없이 흐느끼는가

풀잎 위 달 뜨는데

박꽃같은 소복단장

서산으로 멀어지고,

풍경소리마저 잠이 들면

고요의 물살에 떠내려오는

누이의 바랜 댕기 끝자락

*약 력*

*경북 선산출생 *영남대 교육대학원 졸 *{시와 시학} 신인상 등단 *현 경산고 재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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