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과거 고백

입력 1994-07-01 13:32:00

깨끗한 정치, 돈 안드는 정치를 기치로 내걸고 정치개혁을 선언한 김영삼대통령이 29일 자신의 과거를 {고백}했다고 한다. 야당시절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이날의 고백은 새로운 정치개혁입법이 발효된 지난 3월이전의 정치자금수수에 대해서는 가급적 불문에 부친다는 대통령의 의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청와대에서 대통령의 고백을 듣고 나온 민자당의 이한동총무는 한마디로 {감동적}이었다고 했다. 이는 대통령마저도 돈문제에 대해 {옷을 벗고} 새로운 시작을 선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권핵심부에서는 대통령이 과거를인정하고 이를 고백한만큼 다른 사람의 과거도 인정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시각이다. 사정작업의 마무리를 뜻한다고도 성급한 해석을 하는 사람도있다. 대통령의 깨끗한 정치에 대한 강조가 더 호소력을 띨 것이라는 분석도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날 김대통령의 고백의 배경으로 몇가지를 들고 있다. 여권핵심층이 1년반 동안 몰아친 사정의 회오리 속에서 형평성시비가 불거져 나오는현상도 그중 하나다.

사정의 회오리가 닥칠때마다 일부에서 [대통령의 과거는 깨끗한가] [대통령이 마치 하늘에서 떨어진 결백한 사람같다]는 비아냥이 나온 것도 대통령의{고백}에 자극을 주었음직 하다. 대통령의 {과거}가 자꾸만 거론되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또한 바로 직전 국회가 대통령의 정치자금 수수의혹을 부각시킨 사건을 다룬것이었다는 점도 시사하는바가 적지않다. 또 언제 어디서 이같은 사안이 불거져 여권핵심층을 곤혹스럽게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통령의 {감동적인}이날 발언에도 개운치 않은 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잡을 사람 다 잡아놓고 이제와서 더 {다칠 사람도 없는데} 과거를 부문에부친다는 것은 좀 늦은 포용이 아니냐]는 시각도 없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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