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의원수 확대.99년까지 님기보장등 내용

입력 1994-07-01 00:00:00

크리스 패튼 홍콩총독이 제출한 {홍콩 정치개혁법안}이 홍콩입법국에서 무려16시간의 마라톤회의 끝에 마침내 지난달 30일 오전 2시30분 32대24로 원안통과됨으로써 92년10월이후 2년가까이 끌어오던 패튼개혁안은 일단 영국측의승리로 마무리됐다.중국측은 이미 오래전부터 홍콩 입법국의 94.95년 선거를 둘러싼 영국과의협상이 결렬됐음을 선언했으며 아울러 영국과 홍콩정부가 홍콩의 장래와 관련한 어떠한 결정에도 구애받지 않고 97년7월1일부터는 중국의 방식대로 홍콩을접수하겠다고 못을 박았었다.

지난달 30일오후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판공실은 홍콩 입법국의 표결 결과와 관련, "중국 정부는 이미 여러차례에 걸쳐 발표한 성명의 내용처럼 94.95년의 입법국 선거를 둘러싼 영국과의 협상이 결렬된 상황에서 향후 당선되는의원들의 임기는 일률적으로 97년6월30일을 넘지 못한다"고 담화를 발표했다.이 담화는 또 97년7월이후엔 반드시 96년에 설립될 홍콩 특별행정구주비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홍콩의 정치기구가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양국은 지난 84년에 홍콩은 97년이후 50년간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하는 {1국2체제} 형식으로 반환된다는 공식선언에 합의, 서명했고 이에 기초해 지난90년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선 홍콩기본법으로 제정했으며 곧이어 양국 외무장관은 모두 7건의 양해문서를 교환했었다.

그러나 문제가 되고 있는 직접적인 계기는 97년이후 홍콩정부가 구체적으로어떤 체제를 갖출 것이냐 하는 점에서 영국이 나름대로 홍콩의 장래를 서방식으로 보장받기 위해 이른바 패튼 정치개혁안을 발표하면서 비롯된 것.크리스 패튼 신임 홍콩총독은 92년10월 부임후 첫 시정연설에서 홍콩의 정치개혁을 위한 조치로 선거제도 개선 6개항을 발표했었다.

이 개혁안에 따르면 *투표연령을 21세에서 18세로 낮추고 *94년의 구의원 선거에서 임명직 의원의 철폐 *95년의 입법국 의원(60명)선거에서 직선의원을20명으로 늘리고 30명의 직능단체 대표는 해당 직능단체의 구성원 전체가 직접 투표에 참여하도록 하며 나머지 10명을 선출할 선거위원회는 직선으로 선출된 구의원으로 구성 *95년에 선출될 입법국 의원은 99년까지 임기를 보장하는 것 등이다.

패튼의 정치개혁법안은 사실상 입법국 의원의 선출방식을 직선으로 하자는것으로 중국공산당 체제로는 어떤 대가를 치르는 한이 있어도 본질적으로 수용할수 없는 것이다.

사실 중국은 아편전쟁 이후부터 영국에 의해 1백50년이상 지배되어 온 홍콩을 97년7월1일부터는 완벽하게 반환받기 위해 홍콩 행정부는 물론 입법국까지완전 장악하는 것이 대전제인데 패튼의 방식대로라면 입법국의 완벽한 장악이 불가능할뿐 아니라 이에 따른 행정부의 정책 추진 역시 제동이 불가피해져영국정부를 격렬하게 비난하기 시작했던 것.

중국정부로선 특히 95년에 선출될 입법국 의원의 임기4년을 보장하라는 패튼개혁안을 받아 들이기에는 자존심 차원에서도 용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북경현지 중국인들의 여론이다.

결국 패튼 정치개혁안은 여하한 경우에라도 그 시행기간은 97년6월30일을 넘길수 없다는 것이 중국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다.

97년 이후에도 홍콩이 계속 서방의 일원으로 남아 그 {특수권익}을 보장받기를 희망하는 영국의 의도는 현재로선 거의 실현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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