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국회간부 정상회담관련 대화록

입력 1994-06-30 12:16:00

김영삼대통령은 29일 청와대에서 신님국회의장단과 상위위원장, 여야총무단등 28명과 오찬을 나누며 환담했다. 다음은 이날 오찬대화 요지다.*김대통령=이번 남북정상회담은 조건없이 하는 회담이기 때문에 그만큼 신축성도 많고 정형화돼있지 않다. 어떤 의제로 어떻게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솔직히 얘기해주기 바란다.*조순승상공위장(민주)=브란트 서독총리가 살아있을때 "동서독 정상이 만날때는 의제없이 만나 전쟁이 없어야한다는 하나의 원칙만 확인하고, 다음 회담은 언제, 어디서 하자는 것만 결정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김주석을 만나면 핵해결같은 문제에 구체적으로 들어가지 말고 큰 문제만 원칙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이영권교육위장(민주)=김일성주석을 적대적인 정권을 만든 사람으로 보지말고 민족성원의 일원을 만난다는 자세로 대하는 것이 좋다.

*홍사덕노동환경위장(민주)=김주석이 대한민국에 원하고 요청하는 것이 많을것이다. 민족은 소중하다는 것과 내가 맏형이다는 자세로 나가면 한반도문제에 큰 획을 그을 수 있다.

*나웅배외무통일위장(민자)=북한은 핵을 만들 능력도 의사도 없다고 하겠지만,비핵화 하나만은 분명히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

*박상천보사위장(민주)=핵이 국민의 최대 관심사인 데 두정상이 만나서 가벼운 의제를 다룬다고 한마디 거론조차 않는다면 국민들이 의아해 할 수 밖에없다.

*김대통령=90년 가을 브란트 서독전총리가 "한국이 독일보다 통일이 훨씬 쉬울 것"이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그 이야기가 있은 뒤 불과 3주후에 베를린장벽이 무너지고 독일의 실질적인 통일이 이루어졌다.

브란트도 자기 생전에 통일이 그렇게 쉽게 오리라는 것은 모르고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우리의 통일도 예측할수가 없다. 남북정상회담은 우리 역사상그 전례가 없어 따를 원칙이나 사례가 없기 때문에 더욱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

*황낙주의장(민자)=대통령이 평양에 가서 김주석을 만난다는 것은 역사적인대사건이다. 정확한 남북의 현실, 북한의 의도, 김주석의 의도만 파악한다 해도 커다란 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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