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전환기 {6.25} 44주년

입력 1994-06-25 08:00:00

6.25전쟁 44주년에 이른 오늘에도 한반도는 민족나전의 긴장을 떨쳐버리지못하고 있다. 근년에 와서 남북분단을 더욱 비극적으로 느끼게 하는 것은 동서냉전의 외세적 요인의 소멸에도 우리의 경우는 핵문제로 인해 더욱 위기감이고조되고 있는 현실이다. 21세기를 눈앞에 두고 이같은 민족자해적 상황이계속된다면 우리는 국제적인 낙후민족으로 또다시 참담한 세월을 살아야할 가능성이 크다.다행히 분단49년만에 처음으로 남북정상이 회담을 갖기로 합의했다는 사실은전쟁의 긴장감까지 감돌았던 우리에게 큰 기대를 주고 있다. 제발 이번 회담이 성사되고 그 결과가 한반도의 갈등을 궁극적으로 해소시키는 성공을 거두기를 간절히 소망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우리는 너무나 어려운 안팎의 문제들을 갖고 있어 이 회담에 대한 낙관도 비관도 허용치 않고 있다.그렇지만 남북간에 개재된 모든 문제는 결국 그것이 분단으로 귀결되고 이것을 해결하는 것은 통일뿐임을 알고 있다. 그런데 통일은 어느날 갑자기 꿈처럼 찾아올는지 몰라도 우리에게는 멀고 험난한 길이 가로놓여있는것처럼 느껴진다. 그 까닭은 6.25전란의 악몽을 아직도 떨쳐버릴 수 없는 현실적 문제들이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는 전쟁을 일으켰던 장본인인 김 일성이 지금도 북한땅을 지배하고 있고핵개발 고집으로 남북은 물론 국제사회를 긴장시키고 있는 사실이 그것이다.뿐만아니라 6.25도발의 책임이 구소련과 중국등의 직접적인 증거자료로 만천하에 드러났음에도 이를 시인치않고 죄과에 대한 사죄의 표시도 없다. 둘째는 남북의 문제를 민족의 주체적 방식으로 풀려하기보다 미국과의 교섭으로만해결하려했던 북측의 태도가 장애가 됐던 것이다. 이제 남북정상회담으로 이같은 장애가 제거된다면 우리는 더이상 남북적대로 인한 외세의 피해를 입지않을 것이다.

셋째는 우리 내부의 문제를 지적치않을 수 없다. 남북정상회담과 핵문제의긴박한 상황속에서도 주사노선에 흡사한 한총련의 폭력적인 활동이 벌어지고있는 것은 북의 오판으로 민족분단의 해결을 어렵게 하는 것이다. 그럴뿐아니라 철도와 지하철 파업, 이에 가세할 움직임인 대기업노조와 전노대등의 동향은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고 결국 이는 긴장국면의 남북관계를 더욱 불안하게 한다. 하필 북핵위기가 고조되고 분단49년만에 열리려는 남북정상회담을앞둔 시기에 우리사회가 이렇게 흔들려서야 될 것인가.

구한말 우리내부의 사대적 당파싸움은 나라를 잃게했고 일제하 독립운동의4분5렬이 분단의 한 원인이었던 점은 지금도 교훈이 될 수 있다. 북한 체제와의 통일문제도 우리 내부의 화합이 가장 큰 기초인 것이다. 대전환기에 맞는6.25는 우리 내부의 자생을 촉구하는 의미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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