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교통대란 열차 88.8% 운행중단초래

입력 1994-06-23 00:00:00

경찰이 23일 새벽 전국의 기관사사무실에서 기관사를 연행하면서 열차준법운행이 파업으로 확대돼 전국의 교통동맥이 끊겨 대혼란이 일고 있다.철도파업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는 전국기관차협의회(전기협)는 23일 전국의전기협 농성장에 대한 공권력 투입에 맞서 총 파업 투쟁을 선언했다.전기협은 철도청이 제시한 {철도 현업직원 처우개선대책}은 열악한 근로조건을 개악하는 것이라며 이제 철도근로자들이 정부의 강경대응에 대해 권리를지키는 길은 파업투쟁밖에 없다고 말했다.한편 전국노조대표자회의(전노대)는 23일 철도파업을 주도하고 있는 전국기관차협의회(전기협) 농성장에 대한 공권력 투입과 관련, 전국적인 조직과 모든수단을 총 동원해 전면 투쟁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부산의 경우 부산역을 출발하는 72편의 열차중 14편만이 겨우 비상운행될 계획일뿐 서울행 새마을호를 비롯한 대부분의 열차들이 운행중단돼 사실상전면파업에 들어갔다.

철도청은 파업에 따른 혼란을 막기위해 새마을호는 당분간 운행을 전면중단하고 무궁화.통일호의 경우 경부선은 1백47개열차중 28개, 호남선은 39개중8개, 전라선은 24개중 4개, 장항선은 26개중 4개, 중앙태백선은 22개중 8개로평상시보다 88.8%축소조정해 운행키로 했다.

영주역도 이날오전 7시발 경주행 비둘기호가 정상운행됐을뿐 오전7시15분발부산행 통일호열차등 서울행, 대구행, 청량리행 4개열차가 모두 운행중단됐다.

경주역도 오전5시15분 서울행 새마을호가 1시간 연발했으며 오전8시30분발서울행 새마을호등 35개 열차의 운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이처럼 철도운행이 전면 중단되자 철도승객들이 역으로 몰려와 급작스런 운행중단사태에 항의하는 모습이 역마다 쏟아져 나왔다.

대구동부경찰서는 23일 오전4시 변형근로제철폐등을 요구하며 16일부터 농성을 벌여온 전국기관차협의회 대구지부에 진입, 활동부장 박보순씨(34)등 회원39명을 연행했다.

경북경찰청도 이날 새벽 경주역과 김천, 영주기관사사무소에 경찰을 투입,경주에서 39명과 김천 12명, 영주3명등 54명을 연행한뒤 영주기관차사무소 소속 비대위원장 김대식씨(40)와 경주역소속 기관사 정태섭씨(35)등 2명은 업무방해등 혐의로 조사중이고 나머지는 귀가시켰다.

그러나 기관사들의 연행에 노조원들이 항의농성하는등 반발을 보여 부산역은오전7시15분발 서울행 무궁화호가 정상운행됐을뿐 오전6시발및 6시20분발 서울행과 6시40분발 영주행등 통일호가 모두 결행되는등 열차운행중단사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철도당국은 퇴직기관사와 일반직중 기관사출신자, 비노조원등을 비상인력으로 동원할 계획이나 비노조원이나 농성에 직접 참가하지 않은 조합원들이 아예 출근조차 않아 철도운행이 전혀 불투명한 상태다.

철도기관사의 파업으로 화물물동량의 수송이 막대한 타격을 입어 산업경제활동에 그 여파가 미치고 있다.

동대구역의 경우 23일 오전10시현재 서울에서 출발한 열차1편이 예정보다30분 늦은 오전 7시30분에 도착한 것외에 이날 운행예정인 11편이 전면중단 상태다.

또 서울.부산에서 22일밤 동대구역에 도착한 수.소화물은 대한통운측이 작업화물기관차를 플랫폼에 들여보내지 못해 열차내에 그대로 묶여 있다.대한통운측은 평소 1천5백여건에 이른 탁송소화물을 ??일 오전부터 받지않고있다.

동대구역측은 [하루 화물열차 1백5편중 신문.우편열차 2개편만 운행하고 나머지는 전면 중단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쯤 서울발 포항착 화물열차의 발이 묶여있는 경주역에는 각종소화물과 서류등을 찾으려는 포항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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