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데스크-국립 대구박물관

입력 1994-06-22 08:00:00

**노채식..본사 문화부장**{한 나라의 력사와 문화를 알아보려면 박물관을 가보라}고 한다. 해서 외국여행자들이 가장 짧은 시간에 그 나라의 문화.력사.예술을 한 눈에 이해하고도시의 특성을 알고자하면 으레 박물관부터 찾는다.

**온고지신 배움터**

내.외국간 고금의 고고학자료.미술품.역사적 유물.학술적자료를 널리 수집,진열하여 사회교육에 기여할 목적 곧 온고지신의 배움터가 바로 박물관이다.국제화 시대에 서울이나 동경, 뉴욕의 겉모습은 크게 다를게 없다. 그러나그 도시들의 역사가 다르고 문화가 다른 것을 보여주는 {항상 살아있는 증언자}가 바로 박물관이며, 세계 모든 박물관을 한데 모으면 그것이 바로 인류의과거와 현재요, 또 미래일 것이다.

국립대구박물관 개관이 1백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90년 7월 기공식이후4년여만에, 그야말로 우여곡절 끝에 문화의 달인 10월말 개관을 목전에 두었다. 대구 시민들로서는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전국에서 여덟번째로(문화대구시민으로는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개관될 대구박물관이 어떤 모습을 하고 탄생될지 자못 궁금하다.

그동안, 그 동안이라기엔 너무 긴 세월인 대구시민 20년여의 숙원인데다, 건립이 확정되고도 정부의 예산삭감, 인원배정의 무성의(타지역의 절반인 28명)등으로 악조건 속에 탄생하는 {대구의 얼굴}은 광주(79년).진주(85년).청주(87년).전주(90년)등 도시 규모에 비해 가장 늦게 탄생하는 약점으로 자칫 형옷 받아 입는 막내의 설움을 겪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모두 함께 만들어야**

우리 대구에는 이미 대학 박물관으로선 최고 수준인 경북대 박물관을 비롯,5개대학 박물관이 있고, 가까이 국립 경주박물관이 있어 유물의 모집.발굴.구입등 전시물 확보에 어려움이 많으리라는 것은 이미 예상되어 왔던 일로6백여평으로 꾸며질 전시실은 무엇으로 채워질까

수년전에 광주박물관을 둘러 볼 기회가 있었다. 광주박물관은 고속도로 인터체인지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 광주를 찾는 이들은 광주로 진입하는 문전에서바로 박물관과 만난다. 그런 지리적 호조건, 개관전 건져올린 신안앞바다 유물의 전시, 거기다 더 보태어진 것이 시민들이 기증한 전시품들이었는데 주소와 이름이 명기된 시민들의 수가 감탄할 정도로 많아 시민의 애향심을 한 눈에 느낄 수 있었다.

지역 박물관은 그 지역의 얼굴로, 몇몇 사람의 실무자가 만드는 것이 아니다.대구시민 모두가 함께 만들어야 한다. 해당기관의 관리자들은 분만계획을세우고 병실을 마련하는 산부인과 의사와 같은 역할을 할 뿐이다.박물관의 완성에 시민들이 관람자나 구경꾼이 되어서는 곤란할 것이다. 우리 대구는 이렇소라고 자랑스럽게 타지 사람들에게 보여 줄 수 있는 박물관을만드는 사람은 우리 대구시민들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의 력사.문화를 사랑하는 지역인사들로 된 민간기구의 구성, 학계나 전문가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 대구시의 주인의식과 더불어 박물관측의 나실있는운영계획등이 반드시 필요하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관심}이다.**문화시민 도약 계기**

대구시민의 자존심을 걸고 {문화시민}으로 한 걸음 도약하는 계기가 되도록시민 모두가 지역문화요람의 탄생에 관심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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