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정상회담 성사 신속 행보

입력 1994-06-21 00:00:00

한반도 분단 반세기만에 김영삼대통령과 북한 김일성주석간 남북정상회담 성사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된 가운데 청와대가 남북회담성사를 위해 그어느 때보다도 적극적이고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청와대는 지난 18일 김대통령이 [언제 어디서나 조건없이 김대통령을 빠른시일내 만나고 싶다]는 김주석의 제안을 즉각 수락한데 이어 곧바로 정상회담교섭및 발표창구를 통일원으로 일원화토록 조치했다.

이와 함께 청와대는 혼선을 피하기위해 정종욱외교안보수석을 비롯한 참모진들로 하여금 정상회담에 관한 논평이나 대응을 자제토록 하는 한편 연일 별도의 대책회의를 갖고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후속대책마련에 분주하다.이는 물론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켜 한반도 분단 반세기의 비극을 막고 핵문제를 해결해 국민의 생존권을 확보하고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하려는 김대통령의 소신과 지시에 따른 것이다.

이같이 정상회담을 추진, 성사시키려는 의지는 김대통령이 가장 강하고 적극적인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이는 김대통령이 18일낮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온 카터전미대통령으로부터김주석의 조건없는 남북정상회담개최 제의를 전해듣고 그 자리에서 이를 즉각수락한데서도 잘 읽을 수 있다.

김대통령이 20일 오전 청와대에서 이홍구통일부총리로부터 이날아침 이영덕총리주재로 열린 통일관계고위전략회의 결과를 보고받은 자리에서 남북정상회담에 언급, [앞으로 우리 역사가 바뀔지도 모른다]며 [남북정상회담개최에 대비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지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김대통령은 이어 한승주외무와 오린환공보처장관등에게 북한이나 김일성주석을 필요없이 자극하거나 정상회담 추진에 방해되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지시한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통령은 김주석이 제의한 조건없는 남북정상회담 개최제의를 즉각 수락한데 이어 청와대를 비롯, 통일원 외무부 공보처등 관계부처에 정상회담이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차질없이 성사될 수 있도록 그 준비와 대책마련에 만전을기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지난주말과 일요일인 19일에 이어 이날 통일관계 부처별 대책회의와통일관계 고위전략회의등을 열어 이총리명의의 전화통지문을 북측 강성산정무원총리에게 보내 28일 부총리급을 수석대표로하는 예비접촉을 갖자고 제의하는등 발빠른 행보를 보인 것도 김대통령의 그같은 지시에서 비롯된 것이다.통일원등 관계부처들은 대책회의에서 김대통령이 김주석의 제의를 수락한데따른 후속대응조치를 구체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회의에서는 김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에 임하는 소신과 자세가 어느때보다도 적극적일 뿐 아니라 남북정상회담 성사에 주도권을 장악하고 기선을제압하기 위해서도 우리측이 먼저 예비접촉을 제안함으로써 정상회담성사를가시화하는게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

김대통령은 취임초 앞으로 재임 5년동안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정착, 민족의 공동번영과 통일의 기반을 구축해 역사에 {통일대통령}으로 기록되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김대통령은 이같은 대국민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뿐 아니라 이번 기회를 놓치면 북핵을 둘러싼 국제여론과 어려운 경제사정등으로 북한이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는 점에서 정상회담을 통해 기어이 한반도에 평화정착의 계기를만들겠다는 각오를 하고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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