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월드컵 대스페인전

입력 1994-06-18 00:00:00

*{월드컵}은 온국민의 절대관심사가 됐다. 우리뿐아니라 지구가족모두가 월드컵의 회오리에 휘말리고 있다. 가뭄걱정도, 더위와 뇌염도, 심지어 북핵마저도 잠시 관심권밖으로 밀어낸다. 온 지구인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이 마력앞에 가벼운 전율을 느낀다. *TV앞에서 밤샘을 한 직장인들은 아침 8시반부터시작된 대스페인전으로 일손이 잡히지 않는다. 학교에선 수업이 진행되지 않고, 입원환자도 병원 수칙을 어겨가며 TV앞에서 환성과 탄성을 올린다. 더욱놀라운 것은 역술가들의 승패 점치기다. *90분후면 판가름날 시합을 {이긴다}고 점칠 수 있는, 만용에 가까운 {호언}이 독자들을 놀라게 한다. 한 역술가는 {한국의 국운이 대성하여 {16강대업}을 이루게 되리라고 예견한다. 믿거나말거나의 심심파적 삼아 본다지만 그 예견이 적중하지 않았을때 돌아올 원망과 {역술대가}로서의 체통은 어떻게 되나. *모험적인 예견은 감독과 선수 개개인의 운세에까지 이른다. 개국이래 최고라고 할 정도로 양기가 뻗친데다가주전들의 운세도 상승세라 월드컵무대에서 한국팀이 돌풍을 일으킨다고 예견했다. 반은 적중하여 스페인과의 초전을 2대2로 비겼다.*월드컵 렬기가 빚어낸 작은 희화에 지나지 않는다. 스포츠는 과학의 소산이다. 힘과 기, 스피드에 강인한 정신력의 총화가 그 우열을 판가름한다. 그런줄 알면서도 그들의{예견}에 의존하고 싶은게 인간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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