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 문제점 "정면대결"

입력 1994-06-14 08:00:00

서울대 법대출신의 60년대 학생운동 주역중 한 사람이었던 특이한 이력의승려로 영천 은해사 기기암 선방에 주석하고있는 휴암스님이 오늘날 우리 현실에 비추어 불교진리와 한국불교사상의 방향성을 설파한 체험적 수행고백서 {장군죽비}(전2권.명상출판간)를 펴냈다.이 책은 원래 선우도량수련대회등 승려들의 모임에서 깨달음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부탁받아 배포한 글들을 주에 역점을 두고 재정리해 단행본으로 낸것. 86년 저서{한국불교의 새 얼굴}을 비롯 {승가의 양심과 불교탄압의 문제}등의 팸플릿을 펴낸바있는 스님은 {누가 부처를 죽이는가?}라는 부제가 붙은이 책에서 깨달음이라는 필연적 화두에 전념을 고정시키고, 왜 깨달음이 문제가 되는지,깨달음의 성격은 어떤지, 깨달음에 이르는 길들을 묻고있다.{내 자신 내부에 있는 불교적 한계가 모든 문제의 근원}이라는 스님은 오늘날 한국불교가 안고있는 문제점을 불교의 허망관적 깨달음의 세계관, 그 긴장감의 붕괴에 의거한 불교의 사상적 방향성의 혼란과 어설픈 역사현실 긍정주의에서 비롯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바로 이같은 문제점과 인간존재의 궁극적 물음에 대해 불교진리의 근본에 비껴가거나 현실적 당위를 회피하지않고정면대결로 명쾌하게 풀어내고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한국 불교개혁문제에날카로운 비판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있는 스님은 최근 조계종사태로 더욱어지러워진 불교내부문제를 지켜보며 [불교의 정토는 역사안에서 실현될 성격이 아니며 이같은 역사적 가치의 한계에 대한 근원적인 자각이 부처님의출가의 출발점]이라는 것을 이 책에서 강조하고있다.

이 글은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고 말하고 싶지 않은 글이라고 고백하는휴암스님은 [그러면서도 종교문제에 진지한 관심이 있는 모든 이들에게 한번쯤 읽혀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책으로 냈다]며 이 책에서 오늘날 불교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취급해 오늘의 한국불교에 하나의 빗장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책 서문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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