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카터 방북과 DJ

입력 1994-06-11 00:00:00

**지미 카터 전미국대통령**진실된 인품과 국제분쟁해결을 위한 노력때문에 재임시보다 퇴임후 더욱 존경을 받는 인물이다. 우리에게는 지난 70년대 주한미군을 철수하려했고 인권문제를 거론한 미국대통령정도로 기억되는 사람이다.

그가 다음주중 서울과 평양을 차례로 방문한다고 한다.

본인은 주요한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개인자격의 방문이라고 애써 정부특사가 아님을 강조했지만 교착상태에 빠진 북한핵문제를 풀어보려는 미정부의 부탁을 받고 가는 {사실상의 특사}라는데 의심을 갖는 사람은 없다.그런데 이상하게도 카터전미국대통령의 방북에 대해 우리정부는 못내 시큰둥한 반응이다.

한승주외무장관이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노골적으로 반대를 했는가 하면 주미한국대사관 관계자들도 {잘해보라}는 표정들이다. 백악관측은 김영삼대통령도 10일 클린턴대통령과의 전화대담에서 이 문제(구체적 대화내용은 알수 없지만)를 거론했다는 소식이다.

왜 우리정부가 그의 방북을 {배아파}할까. 겉으로는 지난 16개월간 국제사회가 취해온 대북 설득과 유엔을 통한 경제제재 노력이 무산될 수가 있고 무엇보다 그의 방북이 북한에 이용당할 우려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일리가 없지는 않다.

하지만 그의 북한 방문이 벼랑끝에 처한 핵문제 해결에 일말의 도움이 되지않으리라는 것은 속단이다. 금방 전쟁이라도 터질 것처럼 국민들에게 {긴장}을 강요하는 상황이라면 백약을 써봐야 한다는 점에서 그의 방북을 배아파할필요가 없다.

지금 미국에서는 우리정부의 이같은 반응이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과 카터씨와의 특수관계 때문이라고 입방아질을 하는 사람이 많다.

김이사장이 지난해 ??월 카터씨를 만나 {일괄타결}과 그의 방북을 논의했고지난 5월에도 김이사장이 워싱턴 내셔널프레스 클럽에서 이를 공식적으로 제의, 이번 방북에 물꼬를 튼 셈이기 때문에 청와대와 정부관계자들이 김영삼대통령과 김이사장의 특수한 관계때문에 못마땅해 한다는 얘기이다. 오래전 얘기지만 카터측은 서울에서 김이사장을 만나 함께 방북을 하자고 권유를 할 계획도 있었다는 얘기까지 있다. 누구의 아이디어이면 어떻고 외국인 누가 북에가면 어떤가. 민족의 운명이 전운에 휩싸인 지금 우리는 가슴을 열고 모든이의 지혜를 모아야 할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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