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폐.향락거리 대구양지로 단속쯤 "코웃음"

입력 1994-06-10 00:00:00

지난 3일 밤 10대소녀를 종업원으로 고용한 문제로 레스토랑주인이 소녀애인에 의해 살해 당한 사건이 발생한 대구시 남구 계명대 뒤편 양지로 주점가.남구 대명3.7동을 끼고 삼각네거리서 성당시장 입구까지 8백여m의 거리를 물고 있는 속칭 영계골목.이곳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강력사건이 일어나고 부녀자 성희롱등의 불법행위가 꼬리를 물고 발생한다. 행정당국의 단속도 아랑곳않는 {퇴폐지대, 양지로}를 파헤친다.

남구청에 따르면 지난달말 현재 양지로 주변업소는 일반음식점 61 휴게음식점 3 무허가 30곳등 94개소.

영업중인 64개업소가운데도 영업정지등 행정처분을 받았거나 진행중인 업소가 절반이 넘는 37개업소에 이르고 있어 이 지역의 분위기가 얼마나 변칙적으로 흐르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강력사건 꼬리물어**

양지로 일대 술집들은 영계골목이라는 속칭이 말해주듯 대부분의 여종업원들이 10대소녀들이다. 주민들은 [이곳은 스무살만 넘어도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취업이 힘들다]고 말하고 있다.

종업원들은 주로 중.고교를 중퇴하거나 가출한 소녀들이 많다. 집나간 자녀를 이곳에서 찾아가는 부모들도 간혹 있다. 적게는 서너평에서 넓은 곳이라도스무평을 넘지않는 술집에 10대소녀들 4-5명이 손님들을 맞아 술판을 벌인다.대부분의 손님들이 나체쇼등 퇴폐행위를 요구하고 종업원들도 선뜻 옷을 벗거나 갖은 요구에 응하는게 예사다.

술값은 업소마다 차이가 있지만 한팀당 맥주 한상자 기준으로 30만원. 안주는 무료지만 오징어한마리 간단한 과일 마른안주가 전부다. 그러나 주기가 제법 오른 술꾼들이 이곳을 찾기 때문에 바가지는 정한코스.

동구 신암동에 사는 김모씨(30.회사원)는 지난달 중순 친구두명과 양지로의주점을 찾았다가 신용카드로 1백50만원어치의 술값을 물어야 했다. 주인에게거칠게 항의했지만 업소주위의 건달들에게 [순순히 물러나지 않으면 재미없다]는 협박을 받고 별수없이 물러나고 말았다.

**퇴폐 나체쇼 예사**

밤늦게 호객행위를 하는 {아가씨}에 대한 보호도 나름대로 철저하다. 양지로에 늘어선 고급승용차에 탄 어깨들이 단속반들의 동향을 감시하고 손님들의행패를 해결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 어깨들은 자주 단속을 나오는 구청공무원이나 경찰관의 차번호를 외우고 있어 단속반원 차가 보이면 휴대폰으로 연락,문을 닫도록 하거나 길거리로 나온 종업원들과 연인사이인 것처럼 행동한다.양지로는 오후10시가 넘어서면서 흥청대기 시작한다.

수년째 이같은 변태.퇴폐영업이 판치고 있지만 단속이 제대로 안된다는데 가장 큰 문제점이 있다. 구청과 경찰은 거의 매일 공무원들을 동원, 시간외영업미성년자 고용행위등 불법영업을 단속한다고 말하고 있기는 하다.그러나 이들 업소가 사그러들기는 커녕 오히려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폭력 강도사건등도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 주민 강모씨(55)는 [단속반이 지나가면 또 영업을 한다]며 [일시적인 단속은 전혀 실효가 없다]고 비판했다.

술집들은 내부에 여러개의 통로를 설치해 단속반이 이중 삼중의 철문을 뚫는사이 손님과 접대부들을 도피시키고 있어 단속에 어려움도 많다. 무허가업소의 경우 영업주의 인적사항 파악이 힘들어 적발해도 처벌이 불가능한 때도 있다.

**"주류 공급금지를"**

지금까지 구청과 경찰서단위의 단속만 이뤄지고 있으나 대구시 거리정화차원에서 보다 강력한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관계자들은 양지로 일대에 전공권력을 집중 투입해 장기간 검문검색과 불법주정차단속, 음주측정을 병행 실시하고 이 지역이 학교정화구역임을 감안, 관할 세무서와 협의, 주류공급을 금지시키는 것도 한 방안이 될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또 업주.종업원과 함께 이용객들의 형사처벌및 명단공개도 가능토록 할 수있는 법규마련을 검토해 볼만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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