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맞은 울진 왕피천 은어낚시

입력 1994-06-09 00:00:00

울진 왕피천의 은어낚시가 제철이다.지난 4월말 하류인 수산교부근에 얼굴을 보인 잔챙이가 계속된 봄가뭄으로상류로 올라가지 못하다가 5월초순께의 단비로 수량이 불어나면서 훨씬 상류까지 소상, 씨알도 제법 굵어졌다.

은어는 1급수이상의 깨끗한 강물이나 계류에 서식하는 일년살이 물고기로 몸에서 나는 수박향이 독특한 담수어종. 몸이 가늘고 길며 유어기(체장 6?9cm)를 하구에 가까운 짠물에서 보내고 해빙직후 3월부터 강으로 올라와 떼지어다니면서 물위에 떠있는 곤충류나 강바닥의 조류&작은 벌레들을 잡아먹으며성장, 여름을 지나면서 30-40cm급의 성어로 자란다.

그동안 낚시꾼들이 털낚시(속칭 파리낚시)로 잔챙이와 신경전을 벌이던 모습이었으나 요즘에는 본격적인 놀림낚시가 한창이다.

은어낚시의 진수는 아무래도 씨은어로 낚는 놀림낚시.

살아있는 은어의 코끝을 살짝 꿴 갈고리낚시 채비로 다른 은어(먹자리 낚시)가 있는 포인트에 접근시키면 유독 자신의 영역에 대한 집념이 강한 은어의특성 때문에 침입자(씨은어)를 몸으로 부딪치며 격렬하게 공격, 이 몸싸움과정에서 씨은어 꼬리부분에 매단 낚시에 걸려든다는 교묘한 낚시법이다.털에 싸인 여러개의 실바늘 채비를 슬슬 끌면서 낚는 털낚시에 비해 두마리가한꺼번에 요동, 손맛도 묵직하고 조과 또한 월등하다. 은어는 튀김이나 소금구이 맛도 일품이지만 잡는 즉시 고추장에 찍어 날것으로 먹는 회맛이 알아주는 별미. 왕피천 주변엔 잡은 은어를 냉동보관하면서 연중 맛볼수 있는 식당들이 즐비하다.

그러나 은어잡이로 인해 왕피천이 앓는 몸살도 만만찮다.

망양해수욕장서 상류 서면까지 장장30여km에 이르는 하천에 이맘때쯤부터 여름내내 하루에도 수백명의 낚시꾼들이 몰려든다. 성어기에는 그물이나 극약을사용, 무분별하게 남획하는 전문꾼들까지 설쳐대 주민들이 단속을 바라고 있다.

해마다 수산진흥원 울진종묘배양장측이 수산자원 증강을 위해 대량으로 치어를 현지에 방류하고, 산란기(9월16일부터 1개월)에는 엄격하게 포획을 금지시키고 있지만 몰지각한 불법어로행위에 단속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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