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전 보장회의 논의 내용

입력 1994-06-09 00:00:00

0---김영삼대통령이 러시아 방문에서 돌아온 바로 다음날 서둘러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소집한 것은 북한의 핵사찰 기피를 둘러싼 UN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를 앞두고 *우리정부의 결연한 의지를 대외적으로 천명하고 *북핵문제가 위기국면으로 접어드는데 대한 국민의 우려를 무마하고, 어떤 상황에도 대응할수 있는 확고한 안보태세를 점검하는 한편 *북한에게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김대통령은 [우리가 대북정책을 추진하는데 북한의 핵개발책동을 용납할수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말하고 [러시아와 우즈베키스탄공화국 방문전에도 안보장관회의를 주재한 바 있으나, 오늘 다시 국가안전보장회의를소집한 것은 대내적 문제점과 미비점을 점검하고, 철저하고 완벽하게 대비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북한이 UN안보리의 제재가 구체화되는 것을 선전보고와 다를바 없다고 주장하는등 전세계를 향해 한반도의 긴장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당분간한반도의 긴장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북한핵 문제는 지금까지와는다른 방법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제조하겠다는 목표는 남한이며, 간단히 이야기해서적화통일야욕외에는 아무것도 없다]며 [북한이 끝내 무모한 행동을 하면 자멸의 길을 갈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력하게 경고했다.

이날 회의에서 보여준 정부의 결의와 대북경고는 단순한 경고의 차원을 넘어대북제재의 불가피성 및 당위성에 대한 확신이 엿보여 여느 때와는 다른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다.

김대통령은 옐친 러시아 대통령과 두차례의 정상회담을 마친 지난 4일에도우즈베키스탄 방문을 앞두고 북한에게 비슷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적이 있으며 국가안전보장회의의 소집을 지시한 것도 이때였다. 그가 {4각외교}를 통해한반도 주변의 주요국가들이 대북한 제재의 당위성과 불가피성에 인식을 같이하고 있음을 확인한 직후였다.

이날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는 헌법상에는 규정만 돼있을뿐, 김대통령이 집권한 뒤에는 처음 열린 회의였다.

김대통령은 북한의 최근 행동을 [국제사회에 대한 노골적인 도전행동]으로규정하고 [세계의 절대다수 국가들이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으며, 이제는 제재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여기에 정부와 국제사회의 최근 움직임도 긴박감을 더해주고 있다.김대통령은 옐친 러시아 대통령과 두차례 정상회담을 마친 직후인 4일, 우즈베키스탄 방문을 앞두고 한승주외무를 미국으로 급파, 크리스토퍼 미국무장관,UN안보리 상임이사국 대사들, 일본등 주요국 대표등과 연쇄접촉을 갖고 안보리 대책을 협의했다.

한장관은 8일에도 중국을 방문했으며, 10일에는 타노프 미국무차관, 11일엔가키자와 일외무장관이 각각 내한, 한-미-일 삼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김대통령은 8일 오후 옐친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통화로 이문제를 논의했다.대북제재에 대한 정부의 방침도 *UN안보리를 통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는 불가피하며 *제재는 단계적이지만, 북한에 고통을 줄만큼 실질적으로 추진돼야하고 *UN의 제재에 중국, 러시아 등 국제사회 전체의 참여를 유도하되, 여의치 않으면 서방중심의 다국적제재도 검토한다는 것으로 정리되고 있다.이와관련 김대통령은 안보회의를 통해 [북한은 이번 안보리의 제재를 피할수 없을 것이고 우리는 그에대해 예상되는 상황과 정세에 기민하게 대처, 만반의 대책을 수립해야할 것]이라고 지시하고 [북한은 수십년동안 남한을 적화통일하겠다는 의사와 기도를 한시도 버리지 않았다는 것을 유념해서 우리 국민들도 안보태세를 새롭게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는{북한의 핵문제와 남북관계의 전망}에 대한 이홍구통일부총리의보고와 외무부의 {북한의 핵문제와 현황} 국방부의 {북한의 최근 군사동향과우리의 대비책} 안기부의{최근의 북한 동향} 경제기획원의{UN대북제재가 우리경제에 미칠 영향} 내무부의{국내 친북세력 동향분석과 보고} 비상기획위의{UN이 북한을 제재하고 우리 사정이 긴박해질 때의 대비태세와 국가동원체제에 대한 보고}등이 곁들여졌다.

대북한 제재의 불가피성과 당위성에 대한 정부의 결의는 8일, 3부 요인과 이기택민주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한 자리에서 한 김대통령의 언급에서도 엿볼수 있다. 그는 북한의 불성실한 대화자세를 지적하고 [이제 남북대화는 UN안보리의 제재결정이 있은 뒤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하고 [우리가 대화의 문을 완전히 닫아놓은 것은 아니지만 UN제재 뒤에 대화를 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미국, 일본 등도 이같은 우리정부의 입장과 보조를 같이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러시아와 중국의 태도는 다소 불투명하게 남아있어 정부의 입장이 순조롭게 관철될 것인지 여부는 미지수로 남아있다.

김대통령이 집권후 처음으로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소집한 데는 이들 국가에게우리정부의 결의를 다시 한번 강조하기위한 조치로도 풀이되고 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