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조사반 대구시 동화사 문서검증

입력 1994-06-08 00:00:00

상무대 국정조사를 위해 7일 대구에 내려온 국회법사위 조사반(반장 감석재)은 아무 소득없이 새로운 의혹만 안고 서울로 돌아갔다. 조사반은 이날 대구시와 동화사를 방문, 문서검증을 벌였으나 일정에 쫓겨 {동화사 대불구경}행사가 되고 말았다.또 정치자금 유입의혹과 노태우 전대통령의 관련설을 밝혀보려 애썼으나 대구시와 동화사측이 "외압이 없었다" "잘모른다"며 부인으로 일관, 맥이 빠진채 진행됐다.

동화사에 대한 조사에서 조사반은 대불공사와 관련된 동화사 특별회계 장부를 요구했으나 서의현전조계종 총무원장의 측근인 현철스님이 서울지검에 조사받으러 갈 때 가져간 뒤 행방불명된 것으로 동화사주지 무공스님이 밝혀 검증은 실패.

이날 주지 취임식을 가진 무공스님은 국회가 자신에게 보낸 참고인 출석요구서가 {무공 승려}로 표기돼있다며 불쾌감을 표시한 뒤 "교구의 장이고 수행승려니 문책성 질문은 하지 말아달라"고 의원들에게 주문.이어 무공스님은 "지난 5월27일 동화사 주지업무를 인수인계하면서 대불시주금과 관련된 장부를 입수하려했으나 현철스님이 지난 4월 서울지검에서 조사받으면서 3-4차례에 걸쳐 대불관련서류를 모두 가져갔다는 실무자의 보고를받았다"고 설명.

이에 정기호의원 등 민주당의원들은 "검찰압수수색목록에는 청우종합건설의장부 3권만 있고 동화사의 특별회계장부는 없었다"며 "서의현전총무원장과현철스님이 숨긴 것이 아니냐"고 추궁.

그러나 무공스님은 "사무장의 보고로는 서의현전총무원장은 배제돼 있다"면서 "다만 없어진 장부와 현철스님은 불가분의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본고 답변.이어 야당의원들이 조기현전청우종합건설회장이 동화사에 온적이 있느냐고묻자, 무공스님은 "80억원이란 돈이 적은 돈이 아닌데 이 돈의 행방을 물으러 산사에 찾아와 수행승려에게 묻는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불교를정치도구화 하려는 저의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역공.

박헌기의원은 "통일대불공사 자금중 국고보조금과 후원회모금을 제외한 1백억원이 일반 시주금인데 동화사에서 모금한 시주금과 서전총무원장이 모금한시주금이 각각 얼마냐"고 질문.

이에 무공스님은 "92년 주지사임 당시 대불외형공사는 75억원정도 진척됐으나 특별회계 장부에는 35억원만 모금돼 있었다"고 말해 40여억원을 서전총무원장이 충당했음을 시인.

이처럼 문서검증이 지지부진을 면치 못하자, 민자당의원들이 "현 동화사집행부가 상세한 공사비 입출금 내역을 파악하고 있지 못하니 증인신문때 다시 조사하자"고 제의, 조사를 종결하고 상경.

이에 앞서 법사위 국정조사반은 조해녕대구시장을 상대로 대구시가 동화사통일대불공사에 시비와 내무부특별교부세 34억8천만원을 지원한 근거와 경위를 집중 추궁.

정대철의원은 "전통사찰보존법 제14조는 전통사찰의 보수나 보존에만 적용되는데 통일대불공사와 같은 신축공사에 시비와 내무부특별교부세를 지원할 근거가 없다"고 포문.

이에 대해 조시장은 "법해석상 이논이 있을 수 있으나 전통사찰보존법 외에도 지방재정법과 대구시보조금 관리조례에 따라 지원할 수도 있다"고 설명.이어 야당의원들이 노전대통령의 개입여부를 계속 추궁했으나 조시장이"모른다"로 일관하자, 대구시에 대한 국정조사는 30분만에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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