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자 복권보다 입막기 급급

입력 1994-06-06 13:14:00

천안문사태 이후 금년으로 다섯번째 맞는 6월4일이지만 매년 이맘때면 중국대륙을 포함한 또 다른 중국인 홍콩과 대만, 그리고 해외에 산재한 무수한 화교들의 입에선 두가지의 목소리가 나타난다.그 하나는 "6.4사태를 잊지말자"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6.4를 더 이상 거론하지 말라. 가장 좋은 방법은 하루 빨리 아픈 상처를 잊는 것"이란 주장이다.전자는 미국등 해외로 망명한 이른바 중국 반체제 인사들을 포함한 홍콩.대만등지의 자유 중국인들이며 후자는 홍콩등지에 거주하고 있는 중국의 공식대표기구에 소속된 관리들의 주장이다.

후자들의 주장은 한결같이 6.4는 이미 역사속으로 파묻힌 것이란 것.그러나 정작 6.4의 발생지 중국에선 그 어느 주장도 들리지 않는다.관변의 공식 코멘트조차 없다.

요컨대 기억하기조차 싫은 역사적 사건을 끄집어내 봤자 득될 것이 하나도없다는 무언의 주장이다.

그러나 5년전의 6.4사태가 역사속의 숱한 사건중의 하나로 치부되기에는 최소한의 형식요건조차 갖춰지지 않아 이 상태로는 결코 역사가 될 수 없다는주장을 펴는 인사들이 많다.

이들의 주장은 6.4가 역사가 되기 위해선 이에 관한 완전한 기록이 전제돼야한다는 것이다.

6.4에 관한 진상은 현재까지 그 누구도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비극적인 사건으로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이 희생됐는지, 이들의 성명.연령.직업조차 알려진 것이 없고 사망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어떠했는지 등이 전혀 밝혀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또 사건직후 얼마나 많은 사람이 체포됐는지, 체포된 사람들은 공정한 재판과정을 거쳤는지, 그들중 현재까지 복역하고 있는 사람은 또 얼마나 되는지,당국의 공식기록이 일체 공개되지 않을뿐 아니라 민간의 기록조차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역사속의 사건으로 치부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중국의 관계당국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측이 인권문제를 거론할때 마다 "중국도 인권을 중시하고 있다. 다만 서양인들과 그 개념이 다를 뿐이다. 중국에서최대의 인권가치는 12억인민 전체의 생존권, 발전권에 두고 있다"고 항변했다.

그것은 중국인들 특유의 역사적 배경을 전제한것으로 확실히 의미가 있는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어떻든 사건발생 5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진상이 알려지지 않는 것은 물론 진상접근 노력조차 차단되고 있는 오늘의 중국현실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홍콩등지 중립인사들의 대표적 시각인 것 같다.

민주화 중국의 기본적인 작업은 진상규명에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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