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가-젊은 작가군.여성작가 두드러진 활동

입력 1994-05-25 08:00:00

요즘 대구화랑가에 한국화 전시회가 유난히 풍성하다. 지난 4월부터 잇따르는 한국화 전시회는 이달들어서도 계속 이어져 올봄 시즌은 그야말로 한국화의 계절임을 말해주고 있다.30대 젊은 작가군, 특히 여성작가들의 활동이 두드러지며, 내용이나 기법등에 다양성과 깊이를 모색한 작품들이 눈에 띄고 있다.

정남선 신형범 손숙희 안남숙씨등의 첫 작품전을 비롯해 조홍근 이응춘 남학호 김서규 이상순씨등의 작품전과 단묵회전, 이수회전, 여섯-하나로전, 모임전등 그룹전들이 다투어 열렸거나 열리고 있어 다채로움을 더해주고 있다.6월에는 김동광 이철진 장용길 우성우씨등이 개인전 또는 2인전등을 가질 예정이다.

대부분 30대 초 중반인 이들 작가중 일부는 주제나 표현기법등에 있어 참신함을 느끼게 하는 작품들을 선보여 향토 한국화단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강렬한 채색화가 주류를 이루는 분위기속에 고집스럽게 {먹맛}을 천착하는 작가들의 작품전이 잇따라 눈길을 끌고 있다. 30일까지 첫 개인전을 열고 있는 수녀화가 손숙희씨는 물새, 송사리, 병아리등 작고 예쁜 소재들을 대부분 여백으로 처리된 화면위에 부드러운 수묵으로 표현, 서정 넘치는 세계를 빚어내며 안남숙씨는 여성의 삶과 고뇌, 인습의 탈출과 자아의추구등 페미니즘적 시각위에 먹이 지닌 힘과 정신성을 강조한 작품들을 30일부터 선보인다.

여성그룹전인 단묵회전은 수묵위주의 작품에서부터 채색화, 파스텔, 혼합재료등 다양한 매재에 의한 질감과 추상적 조형성을 강조한 작품등을 선보이며영남대출신 여류작가들의 {여섯-하나로}전은 먹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동 서양화의 벽을 의식하지 않는 자유롭고 실험적인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안동지역 한국화가그룹인 이수회는 대구전에 이어 안동, 영주에서 순회전을 가질계획으로 있어 의욕을 보여주며, 영남대 대학원 출신들의 모임전 창립전,영남대 대학원 재학 신진 여류화가들의 3인전, 대구한국화회전등 잇따르는 그룹 단체전등에서도 한국화의 새로운 방향성을 찾는 작품들이 선보여질 것으로보인다.

이처럼 최근 한국화 전시회가 풍성하게 열리는데 대해 작가들은 [특별히 한국화가 활성화돼서라기보다 서양화에 비해 시장성이 크게 취약한만큼 굳이 계절을 가릴 필요가 없다보니 한꺼번에 몰린것같다]는 풀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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