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인간으로서의 자유의지보다는 빈틈없이 짜여진 때로는 가혹하기까지한 사회구조와 인식의 틀 속에서 자기정체성 확인에 고민하는 중년여성의 삶과 거짓과 위선등 강요된 인간관계의 틀을 거부하고 자기 삶의 유일성을 찾아나서는 신세대여성의 일상을 그린 두 장편소설이 출간돼 눈길을 끌고있다.91년 {세계의 문학}을 통해 등단한 이청해씨의 첫 장편소설 {초록빛 아침}{민음사간)과 대구출신 신예소설가 신이현씨의 등단작품인 {숨어있기 좋은 방}(살림간).늦깎이로 문단에 나와 지난해 발표한 창작집 {빗소리}를 통해 여성작가의 새로운 글쓰기를 보여주고있는 이청해씨의 {초록빛 아침}은 평범한 아내로, 어머니로 위치지워진 두 자매의 현실적 삶과 그 굴곡을 통해 이 시대 중년여성들의 여성으로 살아가는 의미를 반추한 작품. 외도에 빠진 남편의 일방적인이혼으로 파경을 맞고 혼자 살게 되면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30대 여성의내면세계와 이기적인 남편과 남성지배의 사회에 대한 오랫동안 가져온 거부감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40대 여성의 자기확인과정을 작가는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그려내고있다.
작가는 자기앞에 놓여진 시간을 살아나갈 수 밖에 없는 존재들의 모습, 특히여성의 고통받는 삶에 주목하고있다. 그러나 단순히 그 삶의 편린들을 단편적으로 문장속에서 부각해내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아픔속에서 그런 삶의 주체들이 맞을 다가오는 시간과 미래의 상황을 작가적 상상력을 통해 조형해내고있어 설득력을 얻고있다.
신이현씨(30)의 소설 {숨어있기 좋은 방}은 기존의 성장소설과는 궤를 달리하는 젊은 세대의 자기확인으로 읽힌다. 아무것도 하지않고 사는 삶의 방식을현실에서 실험하려는 {이금}과 {태정}이라는 두 젊은 남녀의 역설적인 일상이 소설전체의 흐름을 만들어내고있다. 그러나 이들의 일탈한 생활방식은 허위의식에 가려져 있거나 과장돼 있지않다. 진지하게 자신들을 찾아나서는 인물들의 일상의 유전은 엄숙한 세상과는 별개로 그저 살아있으려는 단순한 자유의지이기도 하다. 이들의 일상을 이끌어가는 상황논리는 세속적인 가치에대한 무관심과 고독, 때로는 방종으로까지 느껴지는 관능적인 의식과 행위의반복이다. 하지만 이같은 반어적 진실과 그 진실로 연결되는 성숙과정을 통해 작가는 우리의 삶에 내재해있는 위선과 거짓이라는 가면을 벗겨내고있어신세대작가 소설의 새로운 전형을 제시하고있다.
계명대에서 불문학을 공부한후 이곳 저곳에서 직장생활을 하기도한 작가 신이현씨는 최근 몇년전부터 소설쓰기에 전념해오다 계간 {상상}을 통해 이번전작장편소설을 펴내면서 등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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