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일부묵인 주장에 쐐기

입력 1994-05-24 12:17:00

북한이 핵재처리시설로 알려진 방사화학실험실을 계속 유지할 경우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을 새로운 각도에서 논의치 않을 수 없다이는 이홍구부총리겸 통일원장관이 23일 국회 외무통일위 전체회의에서 밝힌발언으로 한반도 비핵화선언의 재고가능성을 시사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이부총리는 비핵화 공동선언은 어떤 의미에서 사실상 무효화됐으며 앞으로어떻게 처리할지는 미묘한 문제라면서 비핵화선언의 효력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를 핵자주성과 연관, 많은 검토와 준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비핵화공동선언이 무효화되더라도 단순한 공백보다는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를 심각히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고 전제, 이 문제는 아마 적어도 몇달 또는 내년까지는 새로운 각도에서 논의가 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부총리는 *북한이 비핵화선언을 사실상 위배하고 있는데 대한 대책 *핵의 평화적 이용방안을 검토할 필요성등을 묻는 여야의원들의 질의에 대한 답변을 통해 이같은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이부총리의 이같은 입장표명은 북한이 핵개발을 계속할 경우 한반도 비핵화선언을 재고할 수 밖에 없다는 뜻을 강력히 시사한 발언으로 일단 받아들일수 있다.

통일부총리의 이번 발언은 사석이 아닌 국회에서 행해졌다는 점에서 개인소견이라기 보다는 부총리로서의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어 국제적으로도 미묘한 파장을 일으킬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부총리는 이에앞서 최근 신문편집인협회 조찬간담회에서 북한이 핵무기를한개가 아니라 반개를 갖고 있는 사실이 국제적으로 확인되더라도 비핵화선언은 무효화될 것이라고 말한바 있다.

그는 이같은 발언을 한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늘 조찬간담회에서 가장 강조한 부분은 바로 그 발언이라고 확인하면서 이는 북한 뿐아니라 미국에 대한 메시지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부총리는 이날 외통위에서도 편집인협회에서의 발언은 윌리엄 페리 미국방장관이 북한이 1-2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면 이를 묵인할 수 밖에 없지않느냐는 식으로 발언한데 대한 메시지라고 같은 입장을 거듭 밝혔다.일련의 발언이 단순히 답변을 위한 답변이거나 즉흥적인 주장이 아니라 평소자신의 지론임을 명백히 한 것이다.

이부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그러나 {비핵화선언을 재고할 수 있다}가 아니라{북한의 핵개발은 반드시 저지돼야 한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것이정부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이부총리 자신도 북한핵문제에 대처하는 미국의 정책이 핵무기를 개발하지못하도록 하는 쪽에서 한두개는 용인하되 더이상 개발하지는 못하도록 하는쪽으로 전환된다면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이부총리 발언의 의도는 북한과 미국간 3단계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높아진시점에서 북한의 핵개발을 일부 용인할 수 밖에 없다는 미국내 일부 주장에쐐기를 박으려는데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