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넬슨누 만델라가 이끄는 역사상 최초의 흑인 정권이 탄생한 남아공의 백인들이 최근 이민 절차가 비교적 까다롭지 않은 뉴질랜드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그런데 이들 가운데는 전력이 백인우월집단의 중심인물이었거나인종차별주의자가 다수 섞여 우려를 낳고 있다.사건의 발단은 지난 6일 정오쯤 남아공의 핵물리학자인 잔 스미스 박사가 싱가포르 항공편으로 오클랜드 국제공항에 도착함으로써 비롯됐다.스미스씨는 남아공의 대표적 백인우월집단 가운데 하나인 남아공CC(신의 교회)분회의 지도자로 활동해 온 인물.
즉 {신의 교회}는 클라센이란 사람이 설립했으나 남아공 분회는 1979년 스미스씨의 주도로 설립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스미스씨는 CC가 "백인들의 종교 단체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사실은 신을 믿는 교회가 아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오클랜드 국제공항에서 그의 입국 불허를 요구하는 시위대와 충돌, 한바탕소란을 겪은 스미스씨는 비교적 오클랜드 외곽지역인 파쿠랑가에 거처를 마련했으나 이를 알아차린 30여명의 반인종차별주의자들이 연일 그의 집앞에서 시위를 벌임으로써 곤욕을 치르고 있다.
스미스씨는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채 가진 TV와의 인터뷰에서 "나와 나의 가족은 합법적인 절차에 의해 이민이 결정되었고 또한 뉴질랜드법을 어긴 적도없는데 이같은 비인도적인 사태는 매우 유감"이라면서 "나는 이미 오래전에CC를 해체했다"고 말했다.
한편 스미스씨에 관한 기사가 연일 신문과 TV에 보도되자 관계기관인 뉴질랜드 이민부는 이의 사후처리를 놓고 부심하고 있다. 야당에서 이민의 가장 중요한 절차인 인터뷰를 왜 스미스씨의 경우 생략했는지 밝히라고 물고 늘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맥스웰 이민부장관도 이같은 과실을 일부 인정, 현재 스미스씨의 과거경력과그의 이민 신청서류등을 재조사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만일 그의 서류에서 고의적인 허위사실이 발견될 경우 응분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그러나 앞으로 과연 그러한 조치가 나올지는 좀더 지켜볼 일이다. 왜냐하면뉴질랜드는 영국을 비롯한 유럽계 백인이 전체인구의 75%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볼저 총리도 "뉴질랜드에서 민족차별이나 인종차별은 있을수 없으며 만약 그러한 일이 발생한다면 법으로 엄히 다스릴 것"이라고 말했다.그렇지만 그는 이번 스미스씨 사건과 관련해서 "좀더 열린 마음으로 사태를지켜볼 필요가 있다. 자칫 이번 사건이 악화될 경우 또다른 인종차별주의로발전할수 있다"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그런데 남아공에 흑인정권이 들어서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남아공 백인들의뉴질랜드 이민은 91년 2백40명, 92년 3백82명에 불과, 그 숫자는 미미한 수준이었으나 흑인정권 탄생조짐이 점차 확실해지던 지난해에는 흑인들의 보복을두려워하는 남아공 백인들의 이민이 급증, 무려 2천7백99명이 뉴질랜드로 이주해온바 있으며 이 숫자는 올해 더욱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아마도 이제 세계는 새로운 백인수난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마저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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