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불기 2538년 석가탄신일. 부처님 오신날과 때맞춰 법문에서 구도의길을 걷고있는 승려시인들의 신작시집이 잇따라 선보여 눈길을 끌고있다.광주무등산 미륵정사를 거처로 사회실천운동에 적극 나서고있는 진관스님이열세번째 시집 '산에 와서 살 때가 더 좋다더니'를 출간했고 부산 문수사주지인 지원스님이 '걸망도 내려놓고 마음도 내려놓고'를, 충남보령 세원사에서 정진중인 정운스님이 '달을 보는 섬'을 각각 내놓았다.불교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보이고있는 이들 시작품들에는 불즉민 인내불의 명제속에서 참사랑의 구현에 도달하려는 불제자들의 시심이 녹아있어 여느 시집과는 또 다른 마음가짐으로 읽게 한다. 진관스님의 "산에 와서..."는중생들이 만드는 공동체적 삶의 올바른 구현이라는 종교적 신념과 실천불교의 구체적 체현을 담은 사랑의 시 모음집. 민주화운동과정에서 민중의 수난과고통을 절감하며 이 시대의 현실인식을 노정한 지난번 시집'까마귀 우는 산'에서 나타나는 죽음의 이미지와는 또 다른 불교적 세계관을 읽게한다. '어둠속을 향해 오시는 님 위하여/까끄마리 언덕에 서서 등불을 들고/님이 터덜터덜 오신 길 불 밝히면/님은 반가이 미소 지으며 날 안으시리/님은 먼 산길 둑에 있는지/.../다정한 님의 손길 포근하기도 하련만/아무리 기다려도 님이 오시지 않으니/등불만 켜고 돌아서는 서러움이여'('등불을 들고'에서) 님의 부재에서 님을 기다리다가 지쳐 님을 찾아떠나기까지의 시인의 자세를 일관되게 노래한 이 시집에서 비승비속의 생활속에서도 세상에 대한 무한정한애정을 놓치지 않으려는 한 성직자의 미륵신앙을 들여다 볼 수있다.지원스님의 시집'걸망도 내려놓고...'는 자비와 사랑의 길은 불도에 있어서나 문학에 있어서 한갈래가 아니면 안된다는 시인의 철학적 입장을 문장속에서 드러내고있다. 그의 시는 삶을 허무와 무상의 사념에서 들여다 보기도하고, 인간의 소중함에 대한 염원을 담고있다. 별 기교없어도 아름다운 표현으로 세상과 인생의 단면들을 풀어내고있어 오랜동안의 시력을 짐작케한다. 한편 정운스님의 시집'달을 보는 섬'에는 맑고 정다운 시심으로 서정세계를 열어가는 비구니 승려시인의 순후한 시정이 엿보인다. 시인은 말의 절간(사)인시라는 노래에 번민하고 혼돈을 겪으면서도 불심으로 기워낼 수 밖에 없는인연을 시로 그려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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