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유엔제재 갈림길북의술삭

입력 1994-05-16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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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놀음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그동안 밀고 당기기를 거듭해온녕변의 방사화학실험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추가사찰과 후속사찰이 합의되어 핵문제해결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듯했다. 그러나 북한은 IAEA의사찰은 받아들이면서도 핵원자로의 연료봉 교체는 IAEA사찰팀의 입회없이 단독으로 착수했다고 통보해옴으로써 모처럼만에 일고 있던 해빙무드가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다.미국과 북한은 뉴욕에서 가진 실무접촉에서 [핵연료봉을 입회자없이 교체하겠다] [그럴 경우 미.북한간 3단계 회담을 포함한 모든 채널은 단절되며 유엔안보리의 제재조치가 시작된다]는등 서로가 한치의 양보도 없이 버텨왔다.그러나 북한의 끈질긴 고집과 {자극하는 것이 좋지 않다}는 견해가 맞물려핵연료봉 교체시의 입회문제는 별도사항으로 제쳐두고 방사화학실험실의 사찰과 후속사찰이 수용되면 3단계 고위급 회담을 여는 것으로 한발 물러선 합의를 보기에 이르렀다. 항상 그러하듯, 협상테이블에서 변칙과 반칙을 적절하게구사하는데 이력이 나있는 북한은 미국과의 약속을 이틀만에 깨버리고 핵연료봉교체를 단독으로 착수했다는 것이다.

북한의 이같은 술수는 충분히 예견되어 왔던 사안이기 때문에 당사자인 미국이나 사찰을 책임지고 있는 IAEA도 당황하지 않고 수순대로 계획을 진행하고있다. 한편 외교가에서도 미국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연료봉 교체를시작했다는 것은 미.북회담을 조속히 성사시키려는 미끼에 불과하다는 견해를보이고 있다.

왜냐하면 북측이 IAEA에 보내온 서한에서 읽을 수 있듯이 [교체기간중이라도고위급 회담이 열려 핵문제가 일괄타결되면 IAEA로 하여금 연료봉을 선택해보관토록 하겠다]고 했으며 지금 진행되고 있는 수준은 교체를 위한 안전점검을 시작한 상태라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북한은 핵하나로 대미관계 개선.체제유지.경제지원.한반도 평화협정 체결등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모두 한꺼번에 일괄타결할 계획임을 IAEA에 보낸서한에서도 은연중에 비치고 있다. 북한의 꿍꿍이 속을 간파한 이상 계속 끌려다닌다거나 양보를 거듭하는 것은 삼가야 할 것이다.

지금 미국의 국무부 관계자는 [북한이 돌이킬 수 없는 수준까지 핵연료 교체를 진행했다면 유엔 안보리의 제재를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민주당과 공화당의 두 원내총무도 [북한의 연료봉 교체착수와 관련해 안보리가 제재를 가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미국내 여론을 강경쪽으로 선회시키고 있다.

거듭 말하거니와 북한은 핵시설에 대한 확실한 검증을 받은 연후에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떳떳하게 나서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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