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 지구당 물갈이작업 심한 마찰음

입력 1994-05-04 13:16:00

민자당의 지구당물갈이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조짐이다.특히 민주계의 핵심인 김명윤당고문(명주.양양)이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에 발탁된데 이어 지구당위원장직을 자진반려함으로써 당의 원로급을포함한 세대교체작업이 더욱 가속화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민자당은 지난 2개월간 77개원외지구당에 대한 암행감사를 실시한 결과 7개의 지구당에 대해서는 사고판정을, 20여개 지구당에 대해서는 부실판정을 내리고 오는 6월부터 지구당개편대회를 치르기로 방침을 세우고 있다.여기에는 서대문을, 서초갑, 강서갑, 강동갑, 대구동을, 화순, 명주.양양등7개와 3일 위원장직을 사퇴한 이상하프레스센터이사장과 지련태한국관광공사사장의 담양.장성과 고흥등 9개의 사고지구당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그러나 당의 일부 원로급 인사들이 자신이 교체대상으로 거론되는데 대해{부실판정기준}에 강력히 이의를 제기하는등 당초 민자당이 개혁이란 기치로출발한 당조직정비와 부실지구당개편작업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있다.

3일 민자당사에서 열린 당고문회의에서는 일부 교체설이 나돌고 있는 당사자들이 매우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다.

최재욱부총장이 [일부 언론에 보도되는 부실지구당위원장 명단이 확정안이아니고 또한 상당부분 사실도 아니다]라는 해명성보고가 있자마자 민주계의박용만고문(서울 성동병)은 불만을 토로했다.

[당의 모든 조치가 상식에 벗어나서는 안된다. 한평생 정당생활을 했는데 최근 부실지구당정비와 관련한 일련의 당무는 이해못하겠다. 인위적인 당정비는있을 수 없다]고 목청을 높이는등 흥분한 목소리가 회의장 바깥에 까지 흘러나왔다.

박고문은 [대통령인기가 떨어진 상황에서 현실파악을 잘해야 한다]라며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을 등돌리게 하는 상황이 당과 이정권을 위해 좋은 일이아니다]라는등 발언수위가 경고조로까지 높아졌다.

지난해 무소속의원 영입과정에서 수원 장안지구당을 물려준 이병희고문도[그동안 침묵을 지켜왔지만 해외여행중 지구당기능마비라는 이유로 교체가 결정됐는데 시정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교체설이 나도는 김정례고문(성북갑)도 [일하다 물러날때는 명예스럽게 물러나도록 해줘야한다]라며 [부실지구당으로 판명됐다면 유감이며 세대교체라면몰라도 부실지구당의 불명예는 수용할 수 없다]고 이의를 강력히 제기했다.고문들의 항의가 계속되자 김종비대표는 인사문제에 보안이 지켜지지않은데대해 사과하고 지구당정비문제가 아직 결정된바 없다고 해명함으로써 겨우분위기가 진정되었다.

그러나 이같은 설과 김명윤고문의 사퇴, 그리고 재야출신인사들의 파격적인등용등을 감안할때 대폭적인 물갈이는 단지추진과정에서 얼마만큼 마찰음을최소화하느냐하는 방법상의 문제만 남았을뿐이란 관측이다.벌써부터 지난 10개 사고지구당개편 때와 같이 이우재전민중당대표와 이재오전민중당사무총장등 재야출신들과 변호사등 전문직군 인물들이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김고문의 자진사퇴는 민주계 중진급원외위원장이 솔선함으로써 비민주계가소리없이 따라오라는 신호탄으로 해석할때 제발 나가줬으면 하는 인물들에 대한 자진퇴장 종용과 압력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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