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택민주당대표가 성이 단단히 났다. 이대표는 2일 긴급기자회견을 갖고이번 임시국회파행의 책임이 전적으로 김영삼대통령과 여당에게 있다고 주장하면서 특히 상무대 정치자금 유입의혹사건에 대해 김대통령에게 직격탄을 쏘며 해명을 요구했다. 특히 그는 [상황에 따라 정권퇴진운동도 논의하겠다]며초강수를 띄웠다.이대표는 지난 4월6일 기자회견에서는 국정의 총체적 위기를 거론했지만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지는 않았다. 물론 야당대표가 불과 한달도 채 안돼 기자회견을 다시 갖는 것은 그만큼 정국의 냉기류를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다시말해 가파른 5월정국을 예고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무총리의 여당단독인준사태는 지난 30년 군부독재하에서도 두번밖에 없었다]며 지난 임시국회에서의 여당의 처사에 강력한 비난을 퍼부었지만 역시 상무대정치자금의혹부분에 초점을 맞추었다.특히 이날 이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상무대사건진상조사에 대한 여권의 의도적인 회피를 강도높게 힐난했지만 포인트는 역시 김대통령관련 대목이었다. 그는 [청우종합건설부사장 김광현씨가 {조기현사장으로부터 김영삼후보에게10억원을 주었다는 말을 직접 들었다}고 검찰조사기록에서 드러난 사실에 대해대통령자신이 먼저 명백한 해명을 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언급했다.그는 이어 [깨끗한 정치를 하겠다는 김대통령이 이문제에 관해 명백한 진실을 밝히는 것만이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대통령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길]이라면서 [만약 현정권이 이번 국정조사를 회피한다면 우리는 현정권스스로 상무대정치자금수수에 관한 검찰기록을 시인하는 것으로 단정할 것]이라며 협공을 가했다.
이대표의 기자회견에서는 향후 정국전망과 민주당의 대책방향등을 나름대로간파할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대표는 일단 중첩된 현안들을 파상적으로 공격하는 대신 일단 상무대 사건하나에 끈질기게 집착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이날 회견의 주관심은 이대표가 기자회견에서 밝힌 {중대결심}의 내용이 뭐냐는 점으로, 이에 대해 이대표는 일문일답에서 [아직 밝힐 단계는 아니다]며여운을 남겼지만 일단 정국이 심상치 않게 돌아갈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그는 [이후 발생하는 국정혼란과 국민의 정치불신에 대해서는 김영삼대통령과 현정권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으며 아울러 우리당은 국민과 함께 하는정당으로서의 중대한 결단을 할 수 밖에 없음을 밝힌다]고 톤을 높여 장외투쟁의 가능성도 엿보인다는 지적이다.
여당과의 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 장외로나서 전국각지에서 지구당별로 상무대진상보고형식의 국민적규탄대회를 갖는등 대대적인 공세를 퍼붓는 것은물론 UR비준정국과 연계시키는등 대여투쟁을 뜨겁게 진행시키지 않겠느냐는추측이다. 이날 이대표는 여야영수회담제의에 대해 [당한측에서 무슨 회담을제의하느냐, 여당이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성의를 보여야 한다]며 사실상불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회견말미에 [우리는 현정권의 신권위주의에 대해서는 단호히 맞서 싸울것]이라고 결연한 의지를 표한뒤 [김영삼대통령의 불행한 퇴임을 결코 원하지 않는다]며 뼈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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