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용기 {대리총리} 직함...작년과 큰 변화

입력 1994-04-25 12:52:00

이붕중국총리가 현재 중앙아시아 4개국(구 소연방)을 순방하고 있는 동안 북경에는 주용기부총리가 처음으로 {국무원 대리총리}란 직함으로 불리면서 총리의 직무를 대행하고 있어 적어도 국무원 차원에서의 보수파와 개혁파간 갈등이 표면적으로는 불식, 새로운 정형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이것은 보기에 따라선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일 수 있으나 지난해 이붕총리가심장병으로 직무를 떠나 있는 동안 주용기부총리가 총리직무를 대행했음에도결코 대리총리(대총리)란 직함이 붙여지지 않았던 사실과 비교할 때 의미있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주용기부총리는 상해당서기겸 시장에서 등소평에 의해 일약 국무원총리로 발탁됐을뿐 아니라 당중앙위 후보위원에서 정치국 5인상무위원으로 뛰어올라 속칭 헬리콥터승진으로 불리는 개혁의 핵심멤버로 보수성향의 이붕총리와는 진영을 달리해왔다.

따라서 국무원에서 보수파의 최대원로인 진운의 비호를 받는 이붕총리와의새로운 관계설정이 공식화됐다는 것은 등소평, 진운등 혁명1세대의 노선갈등이 이붕, 주용기등 혁명2세대의 대표주자들을 통해 공존의 도식을 마련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4월, 이붕총리의 심장병 와병기간중 국무원의 일상업무를 주용기부총리가 대행했을 당시, 중국은 대외적으로 {대리총리}라는 명칭대신 {주용기는이붕의 위탁으로 업무를 주재}한다고 공표했었다. 이것은 93년말 이붕총리가베트남을 방문하기 전 {방문기간중엔 요의림(보수파로 당시 상무부총리)이총리의 직무를 대행한다}고 분명히 밝혔던 점과 비교하면 커다란 변화가 아닐수 없다.

결국 이같은 현상을 통해볼때 이제 중국에는 과거와 같은 의미의 보.혁노선갈등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있다면 급진개혁과 점진개혁이란 속도의 문제일뿐, 첨예했던 노선갈등의 자리엔 행정 테크노크라트가 대신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준다.현재 중국 국무원에는 주용기를 비롯, 추가화, 전그침, 이남청등 4명의 부총리가 있지만 주용기만 당정치국 5인 상무위원이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