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미술계 수채화전 줄이어

입력 1994-04-25 08:00:00

싱그러움을 화폭에 담은 수채화전이 잇따라 열려 계절 정취를 더해주고 있다.수채화가 고찬룡씨의 개인전을 시작으로 향토 수채화가들의 그룹전인 {대구수채화협회 소품초대전}, 젊은 서양화가들의 {신춘수채화 초대전}, 전국에서활동하는 중견 수채화가들의 {수채신작파전}대구전등이 열리고 있다.수채화의 재료적 실험을 천착, 개성적인 기법의 수채화가로 자리잡고 있는고찬용씨의 작품전(11-20일 송아당화랑)은 특히 수채화 물감에 토분,황토흙등을 섞은 독특한 재료를 사용, 맑은 색감을 살리면서 토속적이며 깊이있는화면을 구사해 수채화의 표현영역을 넓혔다는 평을 받았다. 작품판매면에서도 호응을 얻어 "수채화도 작품만 좋으면 시장성이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동아갤러리 기획전인 {대구수채화협회 소품초대전}(21-28일)과 20일 끝난 {신춘 수채화초대전}은 대구 경북지역에서 활동하는 수채화가 또는 유화작업을 겸하는 서양화가들의 전시회로 향토 수채화의 현위상을 짚어보게 하고 있다. 이중 대구수채화협회(회장 박찬호) 소품전에는 수채화만을 고집하는 중견 신진작가들 20여명이 작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신춘 수채화초대전에는 유화작업을 함께하는 젊은 서양화가 25명이 출품했다.

올해 12회째인 {수채신작파전}은 각지역 수채화단을 이끄는 작가들의 대형그룹전으로 이번 첫 대구전(28-5월3일 동아전시관)은 서울,대구,전주 순회전의 일환으로 열린다. 66명의 중진.중견 수채화가들이 수채화의 본질찾기를토대로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대구작가로는 윤정방 박찬호 안효설 김일동 이철희 김흥섭씨등 7명이 지난해 회원으로 가입했다. 또한 지난해 한차례의 회원전도 갖지 않았던 대구수채화협회의 경우 올해는 3회나 전시회를 가질 계획으로 있는등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최근들어 수채화전시회가 부쩍 활기를 보이는데 대해 수채화가 윤정방씨(신일전대 전임강사)는 "이제 수채화는 초중고 미술수업의 한 과정이라는그간의 인식에서 벗어나 하나의 영역으로 굳어지고 있다"고 강조, "최근 들어 수채화에 대한 일반의 반응도 상당히 높아져 미술시장 진출의 전망이 밝다"고 풀이했다.

그러나 {신선한 이미지}를 내거는 이들 수채화전시회의 출품작 90% 이상이풍경 정물로서 주제면에서 신선감이 없는데다 표현기법 역시 수채물감만 쓴점이 다를뿐 수채화 고유의 특색이나 개성이 결핍돼 있다는 지적이다. 수채화의 대중화와 바람직한 위상정립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매너리즘의 탈피와새롭고 독자적인 재료의 개발, 표현기법의 실험적 모색등이 뒤따라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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