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이총리 경질인사

입력 1994-04-23 08:00:00

*만장일치, 일사불란으로 치닫는 회의분위기에 쐐기를 박는 일종의 악역으로데블즈 애드버케이터(devils advocator)를 박아둔다. 직역하면 {악마의 옹호자}.사사건건 {안됩니다} {그럴수 없습니다}를 주장케하고 그 이론적근거를개진토록 하여 정책결정에서 모든 국면이 빠짐없이 검토되도록 하는 수단이다.*이를 가능케하려면 그 지도자의 그릇이 커야한다. 관용과 참을성을 갖고 귀를열어놓지 않고서는 쓴소리(충고)를 들을 수 없다. {시끄러워, 그만치워}의일갈에 움츠러든다면 다각적인 의견을 수렴할 수 없고 무오류의 결정도 내릴수없다. *냉전외교의 거목이던 미국의 덜레스도 국무장관시절 한 참모(데블즈애드버케이터)의 반대를 끝내 참아내지 못하고 노기를 폭발시켰다. [왜 사사건건반대하여 분위기를 깨느냐]고 꾸짖자 [장관께서 내게 그런 역할을 맡기지않았느냐]고 대들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자신들에 대한 비판에 인색했던정치권이각종제도와 토론회를 통해 [싫은소리를 들어보자]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어른스런 자세변화에 찬사를 보내게 된다. 싫은소리, 쓴소리, 악마처럼밉살스런 반대주장에도 귀를 열었다면 우리의 정당도 진일보하여 성숙하리라는 기대를품었던게다. *한데, 이번 총리경질 인사를 보면서 그게 아니라는 느낌을 받게 됐다.청와대와 각부처 {실세}라는 측근 참모들중에 {아니되옵니다}를 주장한 사람이몇이나 됐을까. 인사의 잘잘못보다 반대의견을 말못하는 분위기가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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