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HAM 2호 시천양교수

입력 1994-04-20 00:00:00

20일은 장애인의 날. 시각장애자가 아마추어 무선면허를 획득, 미지의 사람과 교신으로 장애를 극복하면서 자기세계를 넓혀간다는 이야기는 국내에서도소개된 바 있다.그런데 일본에서는 이러한 면허를 취득하려는 장애자에게 무선강좌를 19년간이나 열어 온 대학교수가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쓰쿠바대 명예교수로현재 에도가와대에서 사회보장론을 강의하고 있는 시천양교수(67).1952년 일본인으론 두번째로 무선면허를 취득, 콜사인 {JAI-AB}를 가지고 있는 베테랑이다. 그는 22년전 가을 장야현의 산을 등산하던중 조난을 당해 발목뼈가 부러져 꼼짝도 못하고 있다가 몇명의 젊은이들로부터 극적으로 구조되었다. 은혜도 갚을 겸 일본무선연맹에 상담한 결과 장애인을 위한 무선강사제의가 들어왔고 이를 흔쾌히 수락, 19년전 가을부터 강의가 시작됐다.그러나 교과서를 토대로 한 강의는 아무런 효과를 얻을 수 없기때문에 진공관이라든지 안테나등을 직접 손으로 만져 보게 하는 손에 의한 실감을 토대로수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매년 11월부터 3월까지 매주 일요일 동경도항구의 장애자복지회관 시각장애자 모임에서 열리는 강의엔 맹도견과 함께 오는사람도 있다. 법규와 무선공학 강의, 연습문제를 구두로 대답하는 수업이 6시간동안 계속된다.

강의수료후 시험은 구술시험. 장애가 없는 사람이 문제를 몇번이고 읽을 수있는 것처럼 문제는 몇번 되풀이 해 들을수 있다. 부담없이 시험관에게 묻고문제를 완전히 납득한뒤 대답을 하도록 친절히 설명해 준다. 지금까지 면허취득자는 4백여명. 직접 강의를 받을 수 없는 지방의 사람들을 위해선 테이프나 자료등을 무료로 대여해 주고 있다. 합격률은 매회 90%가 넘는다고 한다.1기생을 중심으로 무전클럽 {동경 퍼스트 스타}란 것을 결성했는데 현재 회원은 6백50명에 이르고 있다. 도립맹인학교 교사인 광도준명씨(49)가 회장을맡고 있는데 "아마추어 무선은 정상인과 아무런 차별없이 대화의 장을 마련할수 있는 매력적인 존재"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해진 시간내에 얼마나 많은사람과 교신을 할수 있나를 겨루는 콘테스트에서 정상인을 물리치고 우승한경력도 있다.

한편 시천교수는 지방의 맹인에게도 강습을 전하기위해 14년전 점자문고를만들었다. 연회비 2천엔을 내면 시천교수가 녹음한 테이프와 점자도서를 몇번이고 무료로 보내준다. 현재 회원은 1백70명에 이르고 있다.현재 시천교수는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점자의 통신교육등 사업도 추진중이다. 그러나 아마추어 무선이 되도록 많은 사람과의 교신을 권하지만 무선친구들 끼리의 한정된 교신이 대부분이어서 아쉬움도 없지않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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