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돌거북의 가르침

입력 1994-04-18 08:00:00

[은은하기로는 마치 자라산 같다네/ 세상에 욕심 없는 구름이 드리우듯/ 이땅을 다스리는 영령이 보일 듯하이/ 대자연의 이법을 따라 단비가 내리는 것을]({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봉우리가 동그란 산이었으나 한국전쟁때 미군의 통신대가 들어 서면서 산을깎아 내려 오늘의 모습으로 바뀐 거북산. 달리는 자라같다해서 자라바위산이요, 정월 대보름날이면 달 구경을 한다 해서 달맞이산(월견산)서거정 선생이본 연구산, 거북산은 거북의 영험함으로서 위 글과 같이 달구벌의 번영을 빌었으니 거북은 참으로 신통한 데가 있나 보다.

{영남전지}에서는 연구산이 비슬.용두.수도산과 함께 땅속에 화산띠가 이어지는 곳이라서 불이 자주 났다고 한다.

불을 다스린다고 고을 원님이 용두산에 얼음 창고를, 연구산 서쪽 기슭에도석빙고를 설치하였다는 것. 이어서 물신 상징의 돌거북을 만들어 산꼭대기에올려 놓은 뒤부터는 불이 나지 않았다고 한다.

처음으로 달구벌을 세울 때에 돌거북을 만들어 연구산의 산기슭에 묻었는데머리를 남쪽으로 하고 꼬리를 북으로 하여 산에 거북의 신령한 기운이 스며들도록 했다는 기록이 전한다.(신증동국여지승람)

거북을 현무(현무)라 하거니와 현무는 신이요 우리말로는 {검}이라고 부른다.거북의 신령함은 물신과 땅신을 섬김으로 이어지나니 우리의 한아비들이 지켜 온 조국의 산과 들을 신령하게 가꾸어 나아가라는 가르침이 아니었을는지.달구벌을 처음 열 때의 그 신령한 예언으로 돌거북이 세워졌던 터. 언제나말 없는 거북은 온 몸으로 온 날을 기다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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