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물갈이 계파복병에 발목

입력 1994-04-12 23:18:00

민주당이 지역에서 씨앗을 뿌리는 전제조건으로 인식되고 있는 지구당 위원장 물갈이 작업이 당내 {계보}란 복병에 걸려 뒤뚱거리고 있다.민주당은 지난달 초부터 이기택대표체제 출범후 처음으로 조직강화특별위원회를 가동,당체질개선의 기치를 들었다. 그러나 각 계파가 물갈이 원칙에는뜻을 함께하나 교체대상을 놓고는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의 대국민 이미지 쇄신을 위해서는 지구당 조직책을 대폭 교체해야 하나 우리 계보만은 안된다는 {욕심}이 그 바탕이다.함량미달일지라도 각 계보가 위원장직에 집착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당권경쟁과 맞물려 있기 때문. {내사람}은 곧 전당대회때 {내 표}로 연결되기에 이대표와 김상현 상임고문, 김원기최고등 당권주자들은 내사람 욕심을 쉽게 버릴수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현구도를 고집해서는 4대 지방선거와 총선을 연결해 대권으로 잇는{작전}이 실패에 그칠 공산이 커 고민이다.

지역에서의 사정도 이와 비슷하다. 최근 4차회의(매주 수요일 개최)를 마친조강특위에서 대구 5개, 경북10개지구당을 부실지구당 검토대상지역에 포함시키자 당사자는 물론 같은 계보들도 와글와글하고 있다.

사고당부 검토대상에 포함된 지역은 모두 24개인데 경북이 10개로 가장 많고대구가 두번째. 경북은 경주군(김호길) 상주시군(문형선) 점촌.문경(김인태)영주.영풍(우성구) 영천시군(이육만) 청송.영덕(박종욱) 울진군(장소택) 김천.금릉(정정문) 군위.선산(김성묵) 의성(이왕식)등. 또 대구는 멀지않아 보궐선거가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구 수성갑 (권오선위원장)을 비롯 수성을(송효익) 달서갑(이상섭) 달서을(이광수) 북구(정병철)등이 포함됐다.확정된 사고당부 판정기준은 세가지. 지난 총선에서 해당시도득표율의 50%에못미치는 지역과 지난해 중앙당 조직감사에서 일반당무와 관련해 360점만점에 50%인 180점을 얻지 못한 지구당이 우선대상이 됐다. 또다른 기준은 지난대선에서 활동이 부실했던 지구당으로 조강특위가 구체적으로 기준을 마련중에 있다.

주류인 백승홍대구시지부장은 사고당부 검토대상에 이대표계가 상당수 포함되자 [객관성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백지부장은 또 [대구지역에 개혁그룹이 아니면 사고당부가 된다는 말까지 나돈다]며 경쟁자인 이강철 조강특위위원(개혁그룹)을 겨냥했다.김상현계로 분류되는 김석환경북도지부 사무처장은 [위원장 대폭교체가 불가피 하다]면서도 [그러나 특위의 현재 기준대로라면 더많은 지구당이 포함돼야할 것]이라며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당사자인 권오선, 송효익위원장등도 [객관적으로 더나은 지구당조직책을 선정하지 못할 경우 특위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할 움직임이다.이같은 지역 민주당내에도 대폭 물갈이에 대해서는 누구나 뜻을 같이 한다.지금의 인물로는 무르익은 반민자 분위기를 친민주로 연결할 수 없다는 점을익히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기계보를 먼저 물갈이 하는 이른바 읍참마속논이 고개를 들고 있다.이강철 조강특위위원은 이와관련, [계파를 초월해서 원칙과 기준을 정해 사고당부를 가려낸다는 것이 특위의 전체적분위기]라며 [어떤식으로든 국민이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결과를 도출해내야 한다는 사명감에 차있다]고 전했다.이위원은 그러나 [최근 논의 단계인 물갈이 대상이 외부로 흘러나오면서 당사자의 반발이 심해 고민]이라며 고충을 털어놓고 있다.

지역에서의 야당회생, 나아가 전체정국이 지역성을 벗는 첫단추를 바로 끼우는 작업은 조강특위 활동의 결과에 달려있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다.지역 민주당가에서는 첫단추를 중앙당이 잘못 끼울 경우 지역에서 바로 잡아야 한다는 적극적 견해를 펼치는 부류도 있다. 가장 답답한건 1석조차 만들자신이 없는 지역 민주당이 깃발을 들수 밖에 없다는 거다. 이들은 민주당의인물 물갈이에 관심이 끌리고 있을때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절박감을 갖고있고 정당과 무관한 지역민들의 생각과도 같다고 믿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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