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뒤 안맞는 현철스님 증언

입력 1994-04-09 12:14:00

민주당 상무대 부정의혹 조사위(위원장 정대철)가 8일 동화사를 방문, 상무대비자금 2백27억원 가운데 시주금 80억원이 정치자금으로 흘렀을 가능성을캤으나 더욱 강한 의문만 품은채 조사를 끝내고 귀경했다.통일대불 공사감독인 현철스님은 이날 조사에서 [80억원에 정확하게 5백만원이 모자라는 시주금을 5억원에서 11억원까지 서울 청우건설사무실과 대구 동화사에서 11차례에 걸쳐 조기현 청우건설회장으로부터 직접 받았다]며 새로운주장을 했다. 이는 같은날 조회장이 공판에서 [문제의 80억원은 *20억 1차례*15억 1차례 *10억 3차례 *5억 3차례등 모두 8차례에 걸쳐 통일대불 시주금으로 냈다]면서 [다섯번은 조계사 총무원 사무실에서 현철스님에게, 세번은여의도 사무실에서 서의현 총무원장에게 건네줬다]고 진술한 것과 판이하다.또 서원장이 [한푼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한 것과 동화사 전재무국장 선봉스님이 [80억원이 동화사에 입금된적이 없다]고 주장한 내용과도 서로달라 돈의 행방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현철스님의 이날 증언은 앞뒤가 맞지않고 80억원 시주금 수수과정에 서원장을 고의로 제외시키려는 노력의 흔적이 역력하다는게 민주당의 판단이다. 특히 11차례 돈을 받은 장부를 보여달라는 민주당의 요청에 동화사 주지인 벽봉스님과 현철스님은 [장부를 보여줄 수는 없으며 날짜와 금액만 확인해주겠다]고 약속했다 10여분뒤에 [검찰조사가 있으면 알려주겠다]고 발을 뺀 부분에대해서도 의구심을 갖고 있다. 이외에 현철 스님이 [5억원을 현찰로 받아 승용차로 옮겼다]는 주장과 [조회장에게 모두 직접받은 것은 개인적으로 잘알고있기 때문]이란 말도 이해할 수없는 점이라 보고있다. 여기에다 통일대불 공사금액이 당초70억원정도에서 1백10억원, 1백50억원등으로 수차례 증가했다앞으로도 2백억원이 더 들어 간다는 주장을 접하자 말문을 닫기도 했다.민주당측이 [동화사 전사무장인 안팔수씨가 대구 명덕로터리 인근 일신장에서 일상적으로 장부를 조작했고 현재 장부는 조작된 4번째 장부란 제보가 있다]고 전하자 현철스님은 [모르는 일]이라 잘랐다.

이날 조사는 장부확인과 시주자 명단확인이 초점이었으나 시주자 명단은 통일대불 몸속에 있어 확인이 불가능했으며 장부는 동화사측의 열람 거부로 무위에 그쳤다.

결국 조사단은 현철스님의 증언만 듣고 조사를 끝낸 셈이다.정대철위원장은 [동화사측이 얼마나 거짓말을 하는지를 확인한게 유일한 조사성과]라며 심경을 표현했다.

민주당은 정당차원의 조사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 수사기관의 정밀자금 추적이 이뤄져야 진상을 파악할 수 있다고 보고 있으나 현재 검찰은 진상규명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어 못마땅해 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에따라 자체조사는 사실상 마무리하고 국정조사권 발동을 거듭촉구, 대정부 공세 수위를 높일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또 현철스님의 이날 주장이 10일로 예정된 조계사승려대회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에 대한 관심도 높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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