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구원문제와 유사종교의 현실논리, 영혼의 파멸이라는 테마를 본격문학으로 풀어낸 소설작품들이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중견작가 김원일씨가 {현대문학} 4월호에 신작중편 {믿음의 충돌}을 발표했고 신예작가 최소해씨가 장편소설 {실락원 1994}를 실천문학사에서 단행본으로 출간했다. 이들 작품은 소설을 구성하는 등장인물들의 믿음의 본질을 구원이라는 측면에서 형상화하고 있지만 자기나름의 방식으로 추론하고 절대시하는 구원의 의미에 대해 심각한 반문을 제기하고 있으며, 신앙인의 내면풍경과구원에 이르는 연결고리를 일인칭 시점에서 찾아내고 드러내려한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수 있다.
{믿음의 충돌}은 남도 갯가출신인 소설가 {나}를 주인공으로 대학시절 기독교학생회때 처음 만나 교분이 있는 신주엽의 연락을 받고 소설적 공간인 {말씀의 집}이라는 집단신앙모임처를 찾아 남해안 쑥섬으로 떠나는 것으로 시작된다. 신주엽은 신학대학과 전도사과정을 거치지 않고 부흥설교자로 나서 목사안수를 받은 특이한 이력의 부흥목사로 어떤 믿음이든 귀하다는 종교다원주의를 주창하다 사교의 교주로 낙인돼 소속교단으로부터 목사직을 박탈당한 인물. 그러나 그의 설교는 여전히 대중적인 인기를 모았지만 그는 갑자기 세상이목으로부터 잠적해버린다. 10년의 세월이 흐른후 신흥종교집단인 {말씀의집}을 이루어 부흥집회를 갖고 있는 신주엽을 찾아 나선 나는 여로에서 믿음과 종교적 자유에 대한 깊은 생각에 빠지고 그와의 해후에서 믿음이야말로 개인의 신앙관에 따른 자유라는 본질을 확인하게 된다. 작가 김원일씨는 이 소설에 대해 [열린 해답이라기보다 닫힌 질문으로 끝냈다는 느낌이 내 종교적관점의 정직한 진술]이라고 말하고 개인과 집단의 믿음과 믿음의 충돌에서 빚어지는 사회적 편견과 신앙의 변별점을 한 극단적인 믿음의 자세를 통해 드러내며 믿음에 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85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당선으로 등단한 작가 최소해씨는 장편 {실락원 1994}에서 사이비종교의 실체와 과연 그것이 인간구원과 먼 거리에 놓일 수 밖에없는가라는 문학적 물음을 던지고 있다.
{사이비} {이단}의 딱지가 붙은 종교집단의 그늘로 모여드는 현실을 어떠한논리로 설명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작가는 인간의 구원을 주제로유사종교에 빠져든 주인공이 유일의 진리로 믿고 신봉하던 교리에 차츰 회의하며 등을 돌리게 되는 과정을 통해 유사종교의 메커니즘과 갈등하는 인간상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은 특정 또는 몇몇 종교집단의 실체를 폭로하는 르포적 성격이 아닌 인간의 구원의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소설의중심에 있는 갈등하는 인간군상의 내면풍경을 형상화하고 있어 종교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본격문학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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