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데스크-경기는 좋다는데

입력 1994-04-06 08:00:00

새해들면서 우리경제는 활력을 되찾고 있다. 농수산부장관 자리 지키기가 꼭외줄타듯 불확실하기 짝이없는 UR의 실체가 우리를 괴롭히고 슈퍼 301조인지 뭔지를 불쑥불쑥 내미는 미국의 압박이 부담스럽지만 모든 경제지표에 파란불이 켜진건 다행한 일이다.**"신3저현상에 득봐"**

경기상승세가 우리경제의 구조적 조정과정을 거친 결과냐, 잠재력이 발현된것이냐, 지금의 경기가 과열이냐 아니면 부양책을 더 필요로 하느냐의 시각은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를 것이다.

분명한것은 엔고파동 국제금리의 하락세등 신3저현상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는 것. 즉 이웃의 반사이익을 별 힘안들이고 주워담고 있다해도 과히 틀린말은 아니란 점이다. 이는 주변의 영향력에 약할 수밖에 없다는 약점을 부인할 수 없다.

이시점에서 우리는 70년대 유행했던 다분히 자조적인 {우리경제는 잘도 달아오르고 쉽게 식는 냄비경제}라는 취약점에서 얼마나 벗어났나를 냉정히 생각했으면 한다.

또 경제전문가들이 온갖 자료를 제시해 미래의 청사진을 펼쳐도 이것들은 국민들의 실생활과 연결돼야 설득력을 가진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된다.6공때 물가와 부동산이 춤을 출때 주부들이 대통령이 TV에 비치면 채널을 돌렸다는 이야기는 지금도 유효하며 화끈한 정책도 필요하지만 파한뿌리가 5백원하는 경제정책을 이해하는 국민도 없다는 점을 잊어서도 안된다.**쌀은 아직도 중요**

경제는 곧 오케스트라와 같다. 많은 악기중 한곳에서 엉뚱한 소리가 나면 잡소리들이 된다. 물론 악기 하나라도 훌륭한 연주가 가능하지만 경제로치면 이는 1차산업사회쯤 될것이다.

우리경제는 이제 오케스트라 규모가 된지 오래다. 용이 승천을 못하고 이무기가 됐다느니 온갖 악담이 쏟아지지만 용의 형태까지 망가진건 아니다. 승천의 기회는 상존해있다.

그렇다고 악기하나만의 연주를 과소평가하는 시각도 위험하다. 지난 70년대뉴스비중이 컸던 쌀값의 등락이 요즘은 지면에서 찾아보기 힘들다고 쌀문제는 걱정않아도 된다는 말일까. 그것은 아니다.

경제대국인 일본이 흉작때문에 자국산 쌀을 사먹기위해 난리를 피우고 우리나라에 관광온 일본인들이 쌀을 사간다고 한다. 우리도 양념류값이 폭등해 주부들이 곤욕을 치르고 당국은 전염병이 돌면 새끼줄부터 치는 식으로 냅다 양파니 뭐니 수입한 일을 얼마전 겪었다.

그러나 수입농산물이 가격안정이나 소비자들의 불편을 덜어주지 못했다.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연주자가 청중의 수준도 모르고 엉터리 연주를 한 꼴이 된것이다.

**쉽게 무너져서야**

사정들이 좋아진다는데 적선은 못할망정 이런 이야기를 늘어놓는것은 우리것을 너무 쉽게 양보하는게 아니냐는 생각때문이다.

과거 미국이 슈퍼301조로 위협을 가해 특효를 본 나라는 한국뿐이란 지적은차라리 부끄럽기까지 하다.

일국의 경제적 존립은 최첨단기술이나 수출만으로 가능하지 않다. 쌀을 비롯한 지금 우리가 무너지는 소리를 듣고 있는 분야도 납득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잘되든 못되든 정부의 일관된, 자신있는 자세를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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