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왜 고속증식로 {몬쥬}에 집착하는가

입력 1994-04-06 00:00:00

일본의 고속증식로 {몬쥬}가 찬반논란과 각국의 우려속에 5일 림계에 성공,가동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상적인 에너지원으로 주목을 받는 대신 위험성과 경제성, 나아가 핵무장연결론등 의문의 소리가 높다. 일본의 핵연료 정책과 고속증식로가 왜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는지 문제점을 점검해 본다.고속증식노(FBR)도 핵연료에 중성자를 쏘아 핵분열을 일으켜 발전하는 방식은 현재의 경수노원자로와 같다. 그러나 우라늄을 {소비}만 하는 현원자로와달리 운전과 동시에 연료를 {확대재생산}하는 점이 특색이다. 즉 핵 분열하는 플루토늄239가 노심에서 연소하는 것과 함께 연소하고 남는 우라늄238에고속의 중성자를 흡수시켜 연소성 플루토늄239로 변하게 함으로써 연료를 스스로 1, 2배씩 늘려나가는 획기적 방식이다.전세계적으로 고속증식로를 건설한 나라는 일본외에 미.영.불.독.러시아등으로 모두 70년대 이전부터 착수, 연구단계를 포함 총 12개다. 그러나 각국은잇단 사고와 경제성 희박등을 이유로 폐쇄하거나 연구용으로 전환, 현재 운전중인 것은 미.불.러의 3개 뿐이다. 그중 미.불은 폐쇄 혹은 전환을 계획중인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구미각국이 고속증식로를 {외면}하게 된 것은 첫째 사고위험 때문이다. 경수노와 달리 연료를 우라늄이 아닌 플루토늄, 냉각재로 물 대신 나트륨을 쓰는데 나트륨은 물과 접촉하면 폭발성 수소를 발생시켜 극히 위험하다. 폭발방지기술이 곧 고속증식로 기술이라고 말해지는 것도 그래서다.두번째는 훨씬 독성이 강한 플루토늄이 연료이기 때문에 약간의 누출사고만발생해도 엄청난 피해를 입을 우려가 있다는 사실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플루토늄 1.4t(핵분열량은 1t) 탑재의 몬쥬가 만약 폭발한다면 히로시마 원자탄의 수배에 달하는 피해가 날 것이라고 지적한다. 현지 주민들이 지난 85년 운전중지 소송을 제기, 계류중인 것도 이같은 위험성 때문이다. 몬쥬는 특히 우리와 가까운 동해연안의 교토(경도) 북쪽 쓰루가(돈하)에 건설돼, 결코 무관심할 수 만은 없다.

세번째는 전세계적인 에너지수요 예측이 빗나간데다, 핵연료인 우라늄의 과잉현상으로 경제성에 의문이 생긴데 기인한다. 당초 금세기말 발전예측은 10억kw정도로 예상됐는데, 요즘엔 3억5천만kw에 그치고 있다.이에따른 세계적 퇴조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자원부족을 이유로 유독 고속증식로에 집착해 몬쥬만해도 26년에 걸쳐 6천억엔이라는 천문학적 자금을 들여개발을 강행했다.

특히 일본의 {플루토늄 선호}는 우수한 기술수준과 맞물려 원자탄 제조로 연결되지 않느냐는 우려로 직결되고 있다. 스스로는 세계유일의 피폭국이며,IAEA(국제원자력기구) 전사찰량의 17%에 달할만큼 심한 감시를 받고 있다고변호한다.

그러나 과거의 군국주의 망령은 차치하고라도 고속증식로 안전성에 관한 문서공개를 꺼리는 불투명성과 {플루토늄은 마셔도 괜찮다}고 홍보하는 원자력정책 등 제반상황은 일본의 핵연료정책에 대한 의구심을 불식시키기에 역부족이다.

영국의 물리학자 바나비 박사는 [값비싼 플루토늄 이용계획을 강행하는 것은핵무기개발의 길을 열어놓기 위한 것이 아닌가 볼 수밖에 없다]고 일본의 시대역행을 비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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